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 영국 보수당 300년, 몰락과 재기의 역사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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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3~4년  채 못 버티고 사라지는 우리나라 정당을 지켜보다가 영국의 보수당 오래도록 유지된 보수당에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고 한다. 영국의 보수당이 300년 이상이나 유지되었다는 것을 토대로 한국의 보수당이 오래도록 유지되지 못했던 이유를 영국 보수당의 성공요건으로 분석한 것이다. 물론 영국의 역사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기도 한 책이다.  저자 자신이 스스로 정치적 이념이 보수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면서 "보수"라는 것에 대한  영국의 가장 성공한 보수 정치를 설명한다.  산업혁명 이전의 시대, 국왕이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던 시대부터 만들어진 영국의 보수당.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은 지금도 여전히 살아남아 있다. 


영국은 1830년대 정당 정치가 본격화 되었고, 거대 지주와 귀족 계급의 정당이 만들어 진다. 군주제, 영국 국교회, 상원 등이 유지되었다. 산업혁명, 선거권 확대, 1차와 2차 세계 대전 등의 격변 속에서도 생존된  당이 영국의 보수당이다.  이 사람들이 지키려는 형태는 변화가 있었을지 모르나, 큰 테두리 안에서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1900년대 20세기 100년 중에 70년 동안을 보수당이 지배했다. 한국의 보수와 진보가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바뀌어 갔을 때, 영국은 반세기 가까이 보수가 지배한 것이다. 


영국의 보수당이 성공한 이유를 몇가지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는데.  모든 정당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는데, 저자는 우선 영국의 보수당 성공 요인을 첫 번째 권력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고 보았다. 변화를 통제하고 저항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잡고 있는 것이 제일인 것이다.  굉장히 이념적이고 순수한 원칙, 그거는 우리의 전통적인 생각에는 맞지 않다는 그런 생각은 없다. 필요하다면 살아남아야 한다. 권력을 잡아야 강한 요구로부터 저항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유연하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고 그 전에 수용되어 있던 법이나 원칙은 새로 정권을 잡은 정당이 유연하게  넘어 갈 수 있다. 물론 이는 정당 지도자의 지도력이 중요할 것이다. 저자는 굉장히 중요한 획을 그었던 리더쉽으로  처칠이든, 맥밀런이든, 대처를 들었다.




책을 읽음으로써 한국의 보수와 진보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한국의 정당과 영국의 정당을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영국의 수상들과 지도자들, 한국의 지도자와 수상들,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은 분명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이념이나 원칙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위해서는 다른 부분은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보수당이라 명명하지만, 보수 안에서 중요하거나 법적인 부분, 그밖에 여러가지 부분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그 당의 장점들을 흡수해야 하는 것이고,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치에서의 당은 단체일 뿐이지  보수당에 속해있다고 해서 모든 방식이 보수에 맞춰져 있지는 않다.  4년 마다 치뤄지는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도 4년 전 진보당이었던 국회의원이 보수당으로도 가는 등의  정당별 의석은 언제든 바뀌기 때문이다. 보수로 역사를 설명하는 책이었지만, 그들의 몰락과 재기를 연구하면서  정치의 흐름을 알려주는 책이라 정치학에 관심이 있고, 세계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힐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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