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뇌과학자 - 괴물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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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나는 40년 넘게 신경과학자로 일해오면서 많은 뇌 스캔 사진을 봤지만,  이들의 사진은 달랐다.  이 살인자들 뇌에는 전두엽과 측두엽의 특정 부분, 흔히 자제력이나 공감에 영행을 끼치는 뇌 영역의 기능이 떨어지는 드물고 놀라운 공동패턴이 있었다. 나는 살인자들의 뇌 스캔 사진을 연구하는 동시에, 알츠하이머병 연관 유전자가 있다면 과연 어떤 유전자일지를 탐색하는 연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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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경계사이코패스(순화해서 친사회적사이코패스)라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의 과거를 무자비하리만치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우연히 발견된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이 사이코패스의 뇌 스캔과 완벽하게 닮아있다는 사실은 그간 사이코패스에 대한 정의 까지도 뒤흔들 수 있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반 사회적 인격장애 소시오패스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저자의 뇌 스캔 사진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사이코패스 뇌과학자가 사이코패스를 연구하고 낸 논문, 연구의 방식 중 하나인 이 책의 궁금증과 내용은 충분히 기대감을 높인다.





이 책에서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지고 있지만, 폭력적이지도 않고, 남을 농락하거나, 위험한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이코패스, 아이가 셋인 가정적인 남편, 그런 사이코패스의 이중적인 면을  발견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충분히 적응한 연구자이자 저자인 제임스 팰런의 이야기는 경험과 연구, 논문까지 함께 해  뇌과학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게 한다. 


저자는 인격과 행동은 본성(유전)이 80%정도를 결정하고, 양육(성장환경)은 20%밖에 결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저자 본인이 유서깊은 미치광이 폭력배들의 후손임을 알게 되고, 스스로가 걸어다니고 말하는 증거가 되어 "우리는 태어난 대로 살아간다."는 이론을 스스로 반박하게 된다. 저자는 공격적인 유전자 변이를 굉장히 많이 물려받았지만, 그럼에도 지나치게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결국 본성과 양육의 비율이 50대 50이라고 주장하는 신경과학계 동료들의 의견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의 뇌 스캔 이미지를 보고, 전전두엽의 문제점을 학계친구들에게 듣는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page.153

어떤 친구는 내 전두엽과 측두엽의 아래쪽 절반, 즉 복측에서 활동이 너무 적어 나의 뇌가 다소 중증의 반사회적인격장애, 다시 말해 사이코 패스의 특성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범죄적인 특성을 보이는 사람의 뇌처럼 보인다는 데 주목했다. 그리고 이러한 뇌를 가진 사람은 공감을  거의 하지 못하고, 타인들과 감정적 수준에서 유대를 맺을 수 없다고, 또한 그러한 뇌는 일반적인 윤리와 도덕도 수용하지 못할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page.94. 99

1673년에 일흔 셋의 레베카 코넬이 마흔여섯 된 아들 토머스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추적하고 있었다.레베카는 자신의 침실 벽난로 곁에서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게 타버린 상태로 발견되었다. 토머스는 어머니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면서도 때로 난폭하게 굴었다. 레베카 코넬은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고조할머니였다. ~ 계보학은 유전학이 아니라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세대가 섞일 때마다 유전적 영향력이 희석되는 정도를 놓고 볼때, 한사람의 혈통이 수 세기에 걸쳐 악행으로 얼룩졌다고 해서 그로 인해 그 사람이 왜 그리고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계 안에 최소한 두 줄기의 살인자 핏줄과 한 줄기의 바람둥이 핏줄이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됐다.나는 이런 특성의  성향이 많은 세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었을 때 얼마나 남아 있을지 궁금했다.

 



이 책의 내용은 양육과 헌법에서도 쓰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의 병명 때문에 알 수 있었던,  <알레르기성 항원 때문에 아나필락시스쇼크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악성은 아니지만 유전질환인 가족성진전이라는 병명이 있다는 것> 등은 사이코패스를  주제로 하는 책이지만, 저자의 병명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던 의학적 지식도 있어서 신경과학을 살펴보는 데 좋았다. 또, 개인이 알고 있던 뇌과학적 이론에서 180도 달라지는 패턴들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다소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들이 많아 이 점이 과학적 + 자전적 에세이 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범죄양상,강박, 사회적 인격장애, 경고성 징후, 후성유전체, 신경과학적 장애 등등 이 책과 관련하는 모든 연관어들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확인하기 바란다.


page.84

사이코패스는 보통 뜨거운 인지에 작용하는 복측계가 제대로 적동하진 않지만, 배측계는 정상이거나 오히려 비범해서 양심과 공감으로 괴로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약탈 행동에 관한 냉정한 계획과 실행법을 정교히 조율하고 설득력 있게 다듬으며 용의주도하게 가공할 만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사이코패스는 배측계가 너무도 잘 작동하기 때문에, 자신이 마음을 쓰는 것처럼 보이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더욱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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