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심리의 재구성 - 연쇄살인사건 프로파일러가 들려주는
고준채 지음 / 다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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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의 심신미약에 대해 판사는 "정신이 없던 사람이다.보호 관찰소 정신감정에 따르면 사건 당시  조두순이 만취해서 "정신이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법조인으로서 주취 감경은 구시대의 나쁜 유산이라 생각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음주가 잦다 보니 "술마시고 사고 좀 칠 수 있다"는 의식이 전래처럼 굳어진 것이다. 주취 감경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라고 했다. 조두순 사건 이후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주취 감경을 양형 감경 요소에서 제외했다. 또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성폭행을 저질렀을 땐 감형하지 않도록 했다. 대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 해 발생한 아동 성폭력 범죄는 총 9,349건이다. 하루 26명의 아동이 피해를 입는다. 하루 초등학교 한 학급만큼의 아이들이 성범죄 피해를 입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가해자의  45.5퍼센트는 집행유예 등 가벼운 처벌만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9월 현재, 조두순의 출소가 가까워지고 있다.  12월 13일 출소일을 앞두고 가장 위험한 범죄자 1순위에 있는 조두순, 한 통계에 의하면, 그의 재범률은 100%, 출소하면 무조건 범죄를 저지른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 나영이와 안산지역,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들이 우려와 두려움에, 관련 법률의 문제점 출소반대 청원을 하고 있으나 현재 법 테두리 안에서  범죄자 조두순의 출소를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책에서는 한국의 범죄자 (이춘재와 조두순)을 거론함과 동시에 외국의 유명 살인범도 다룬다. 살인 범죄자들의 심리와 원인을 두가지로 나누며, 심리를 설명한다.  미시적, 개인적, 유전적, 선천적으로 분류하는 것을 범죄 심리학적 분류라 하고, 거시적, 사회적, 환경적, 후천적으로 분류하는 것을 범죄학이라 부른다고 하는데,  이를 간단히 말해 선천적인 발생을 심리학적으로,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범죄학 접근으로 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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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에서 빠질 수 없는 프로파일러. 프로파일러의 60%는 여성이라고 한다.  면담에서 범죄자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예민한 뉘앙스를 파악, 자료를 꽁꼼하게 파헤쳐야 하는 업무적 특성 때문에  여성 프로파일러가 조금 더 많을 것이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프로파일러들은 범죄사건이 실제 일어난 현장을 가거나 사진, 영상을 많이 본다. 따라서 피가 난자한 사진, 시체가 널부러진 사진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 수 밖에 없다. 심적으로 평온하고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동물 영상을 보면 스트레스가 반으로 줄 뿐만 아니라.  범죄자라는 이중적 존재의 파악에서 좀 더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프로파일러나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동물영상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유명 프로파일러 이수정님의 "사람에 대한 희망이 없어서 동물 영상을 본다"는 인터뷰는 그런 부분에 공감가는 말이 아닌가 싶다.





과거 과학적 증거물을 얻기 힘들었던 때와 달리, 한국 과학수사는 "뛰는 범인 위에 나는 과학수사요원" 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월등한 위치에 있다.  이춘재의 30년 전 살인사건도 해결했을 정도이니 과학수사와 프로파일러 범죄심리학은 뗄 수 없는 연결고리 같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책의 저자가 말하듯, 우리 나라 대학교에는 명확하게 과학수사와 관련된 학과가 거의 없다고 한다.  과학 수사 요원이 되려면, 기존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선발, 전공학위 자격선발의 경력 채용밖에 없다고 한다.  특별 채용 또한 과학 수사 관련 분야 학사학위 이상의 소지자만 응시할 수 있다고 하니, 까다로운 편이라 할 수 있다.  가벼운 범죄자를 놓쳐 더 큰 사건의 범죄자가 만들어 지지 않도록 좀 더 많은 프로파일러와 전문가들이 양성되었으면 좋겠다.


책에서는 프로파일러와 형사의 관계 뿐만 아니라, 목격자 증언이 거짓일 때, 최면수사, 표정에서 읽을 수 있는 것 등 흥미로운 범죄학, 범죄심리학적 이야기들이 있다.  읽는 내내 조두순, 강호순 등의 흉악범들이 연상되어 불편했지만, 범죄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과 실제를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범죄의 기본 지식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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