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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세계사 - 개를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작은 개의 위대한 역사
이선필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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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사는 1인 가구들이 늘었다. 개는 애견을 넘어 가족이 되었고, 그런 개의 역사를 알려주는 세계사의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작가는 먼저 페르시아와 이집트를 이야기한다. 이집트의 검은색 머리 개 형상인 아누비스와, 페르시아의 동물복지 개념의 여섯가지 규칙은 현대에 와서도 부여하는 의미가 크다. 페르시아 복지의 개념을 오늘날 정책에 실행한다면 반려견 학대는 전부 사라질 정도로 규칙은 강아지의 존재에 맞춰 있었다. 여섯가지 규칙 중 한 가지만 확인해도 페르시아가 얼마나 선지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데, < 1. 집 근처에 임신한 개가 있으면 새끼가 태어나 홀로 자랄 수 있을 때까지 6개월 동안 잘 보살펴 주어야 한다. 만약 돌보지 않아 개가 죽게 될 경우 살인 행위로 처벌받는다. > 를 보면 강아지를 인간의 물건이 아닌, 한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남은 5가지의 규정도 650년의 규정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애견의 복지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또, 이집트 신화 아누비스를 보면, 이승과 저승의 다리 역할을 하는 상징적인 동물로 여겨지는 것이 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무서운 존재이자, 다시 살려내고 지켜주는 수호자로 보는 이중적인 느낌이라 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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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는 당시 국교였던 조로아스터교 경전(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차라투스트라가 창시한 불을 숭배하는 종교)에 개는 사악한 영혼의 창조물인 늑대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원시 황소의 정액에서 탄생했다는 전설을 믿는다. 그래서 그런 인식으로 인해 개에 대한 대우가 좋을 수 밖에 없었고, 더군다나 개의 3분의 1은 인간이라는 페르시아인들의 사고도 한 몫 한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한국의 불교신앙이 떠올랐다. 인간이 되기 전에 인간의 전생은 개였다는 불교의 윤회사상이 읽힌다.) 개의 종류에 따른 전설과 역사는 이 책에서 자주 확인되는 내용이다. 특히 사냥개는 그들이 오늘날, 특화된 이탈리안 그레이의 원형임을 알 수 있다.
*죽음의 신 하데스가 관장하는 지하 세계의 입구를 지키는 개 : 케르베루스
* 랩 도그: 주인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달콤한 간식을 받아 먹는 반려견의 종류
page.73
양 떼를 지키는 개에게는 고기를 먹이지 않았고, 늑대가 목을 물지 못하도록 철심이 박힌 목줄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귀족 및 특권층 사이에서는 사냥이 유행이었기 때문에 사냥개가 많은 수 밖에 없었다. 사냥개로는 베르트라구스가 많이 이용되었는데, 이개는 오늘날 레이싱에 특화된 이탈리안 그레이 하운드의 원형이다. 특히 자체 체온이 높아서 난방장치가 없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자주 껴안고 잤다고 한다. 심지어 털도 없어 사냥을 나가 들판에서 노숙할 때 껴안고 자기 딱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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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마에서는 십자가에 개를 매다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종교의 희생양으로 개들이 많이 죽었다는 사실은 한국의 과거를 생각하게 했다. 과거 일본은 한국에 있는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군수물자로 사용했다. 이는 개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국의 전통개(삽살개와 진돗개)는 씨가 마를 정도였다.(한국사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역사가 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page.77
로마에서는 개를 십자가에 매다는 관습이 있었다. 기원전 387년 어느 날 야밤에 골족이 성벽을 넘어 로마를 침략할 때, 개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짖지 않은 것에 대한 징벌이 관습으로 굳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에 대한 역사와 전설 그리고 현재에 이르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과거 결혼이 필수였던 시대가 갔으니, 미래에는 강아지를 기르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사람에 대한 상처나 스트레스에서 가장 먼저 힐링이 되는 반창고는 다름 아닌 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들에게서 얻어가는 것은 잃게 되는 몇가지( 개를 기름으로써 나가는 경제적인 부담)보다 크다. 그래서 애견인으로써 개들의 위대한 역사를 읽는 시간이 의미있게 느껴진 것 같다. 이 책은 개들의 용맹성과 상징에 대해 알게 해주면서, 나라별로 개들의 역사를 다룬다. 따라서 개를 기르는 이들에게 자신의 아이들과 한 층 더 가까워짐을 느끼게 할 것이다. 물론, 개들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과 정보는 덤이다.
한번이라도 개를 가져본 사람은 개가 없는 삶이 훨씬 초라하다는 것을 안다. - 딘 쿤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