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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두 얼굴의 룸메이트 - 치즈에서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아이러니한 미생물의 세계
마르쿠스 에거트.프랑크 타데우스 지음, 이덕임 옮김 / 책밥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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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삶에서 ( 휴대폰, 특히 부엌과 화장실, 세탁실을 아우르는 집안 곳곳,) 확인되는 온갖 병균과 곰팡이 등의 종류를 시작으로 미생물이 내성을 가지게 될때의 미래적인 부분, 전염병의 확산까지 아우른다.병균의 역사적인 흐름도 작게 나마 다룬다. 나무 도마와 플라스틱 도마 중에 세균이 적게 발생하는 도마는 어떤 도마일지, 휴대전화의 전자파로 세균을 죽일 수 있을지, 미생물은 어떤 힘이 있는지 등의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질문에 대한 답도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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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요리할 때 채소와 고기를 따로 분류해 사용할 수 있게 도마 2개를 구비해 두는 것이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소변을 본 후 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리면 화장실에 소변이 튈 수 있기 때문에 꼭 닫고 물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설사를 할 때, 대변이 쉽게 이 가장자리로 튀어 자리 잡게 되는데, 살모넬라 같은 사악한 세균들이 이곳에서 일시적인 보금자리를 꾸민다. 이들 세균은 여기서 4주까지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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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유명한 전염병인 "옴"(현대에 들어와선 퍼메트림 함유 크림이면 며칠안에 없앨 수 있다.) 임산부가 아니라면 들어보기 힘든 "리스테리아", "톡소플라스마증" (원충에 의한 사람과 동물의 공통전염병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 사산이나 심각한 기형아를 낳을 수 있다.) 등의 미생물 중에서 인간에게 악한 영향을 주는 세균들을 확인할 수 있다.
세균의 온상이라고 하는 화장실보다 도마와 수세미의 세균이 훨씬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매끄러운 변기 표면은 거의 지지력이 없는데다 세균들에게는 매우 건조한 곳이라고 한다. 변기재료는 습기를 머금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 미생물학자들은 변기 1㎠당 100마리의 세균이 존재한다고 할때 인간의 겨드랑이의 세균은 1㎠ 당 1000마리의 세균이 있다는 것이다.
수세미를 세척하기 전 10조 가량의 세균이 모여 있었다면 씻고 나서는 1000만 마리 정도가 남아 있다고 할 때, 대부분 수세미를 소독하기 위해, 식기세척기를 사용하거나 냄비에 끓인다거나 식초를 사용하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전부를 박멸할 수 없다. 분자 미생물학 전문가들은 수세미에 남아있는 저항력이 강한 소수의 세균은 100% 살아남기 때문에 세균의 전부를 죽일 수가 없으니. 굳이 소독을 해서 다시 사용을 하기 보다는 일주일 정도의 간격으로 새로운 수세미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물론 일주일은 너무 짧지만 말이다.
고기의 표면을 으스러뜨린 다진 고기의 경우는, 박테리아가 식사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올 때부터 이미 세균은 극적으로 증식한다고 한다. 2~4도씨의 냉각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20분마다 배로 증식하는 것인데, 이 위험은 짧게 요리하거나 염분을 강하게 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2분 이상, 70도가 넘는 온도로 계속해서 요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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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이 코로나로 인해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비누물로 손을 30초 이상(의학전문 기자 홍혜걸씨의 말에 따르면, 생일축하노래가 30초 정도이므로 노래를 부르며 손을 씻는 것이 좋다고 한다.) 씻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책에선 설거지를 할 때도 고무장갑이 아닌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길 권한다. 손을 아무리 오래도록 씻었다고 해도 설거지를 하면서 씻겨 내려가는 정도보다는 못할 시간일 것이며, 그릇도 고무장갑으로 씻는 것보다 정교한 손으로 그릇의 이물질을 닦는 것이 훨씬 청결하다. (고무장갑으로 설거지를 하면 음식물이 그릇에 묻어 있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깔끔한 사람에게는 책의 내용이 전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내용도 일부 있으며, 그 주장에 힘을 실어줄 연구결과도 책에서 확인된다. 바이러스로 어느때보다 세균의 박멸이 중요한 이 때,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해 아주 자세히 설명해줄 책이라 몰랐던 부분도 눈에 많이 띈다. 항생제의 저항과 내성균으로 죽은 사람들의 사례, 여행하는 세균들은 지금의 시점과 아주 근접한 내용이라 읽어두면 도움이 될 내용이었다. 집안에서 생활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어 방역에 가장 많이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집안에서 행해야 하는 모든 세균의 종류와 위생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이라 가정위생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면 선택하면 좋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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