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보다는 강아지파(?)였던 사회부 막내기자, 저자는 2016년 태어난지 7개월쯤으로 추정되는 나무 타는 고양이 "나무"를 만난다. 길냥이 치곤 사람을 잘 따르는 나무는 동네의 인스타일 뿐 아니라. 이미 많은 인기를 가진 고양이였다. 나무는 기분이 좋아지면 발라당(배를 보이고 드러눕는 모양)을 선보이는 등 애교가 많은 고양이다.
고양이 나이 계산법을 적용하면 7개월령은 사람의 12세 정도로, 아깽이 시절은 지났지만, 아직 성묘는 아닌 이 시기의 고양이를 "캣초딩"이라고 부른다. -page 43
왠만해선 죽지 않는다는 선인장을 말려 죽인 전과(?)가 있는 작가는 선뜻 나무를 키울 생각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무의 식수에 민달팽이들이 우글대는 모습을 보고, 랜선이모에서 한마리 고양이의 집사로 전업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저자와 귀엽고 사랑스러운 나무가 가족이 된다.
*랜선이모: 타인의 반려동물이 자라는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지켜보는 이들을 일컫는 말.
책은 다른이들이 생각만 해왔을, 집사가 되면서 실행에 옮기게 된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경제적 여건과 환경 그리고 꾸준한 돌봄이 필요한 동물을 선뜻 집안에 들여오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우린 랜선이모를 자처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혹은 힐링의 목적(?) 으로 동물을 지켜보며 확인하게 되는데, 너튜브 속 혹은 인터넷사진들로 겨우 달래기도 한다. 굳이 책임지지 않아도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만질 수 없다는 것, 실제 기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감정을 공감하고 공유한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고양이를 기르는 모든 집사들에게 있어서, 냥이들을 위한 정보는 아주 중요하다. 병원, 종류, 먹이, 캣타워, 집 등등 초보 집사인 저자는 여러가지를 카페와 지인에게서 얻는다. 집사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용어들(젤리,치즈,짜장먹은 치즈, 카레먹은 치즈, 흰양말,고등어,삼색이) 은 너무 확실한 표현을 주는 느낌의 단어라 귀엽게 공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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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한마리의 고양이를 기르는 집사들에게서 발견되는 갈등과 결심. 기르기 시작했을 때의 애로사항. 이후 여러가지 상황에 봉착한 이야기들은 고양이에 대해 캣맘에 대해 애묘인들 모두에 대해 그간에 가지고 있던 편견들을 충분히 바꿔 놓기도 한다. 이를 테면, 캣맘들이 쓸데없이 고양이들을 배불려 번식을 돕는다 오해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사실과 정반대이다. TNR(중성화수술)을 시켜 길냥이의 개체 수 폭증을 막을 수 있고, 발정기의 요란한 울음소리로 주민들의 미움을 살 필요도 없게 한다.
중성화 수술의 경우, 암컷은 자궁을 들어내야 하고, 수컷은 땅콩(항문 근처에 있는 둥근 모양의 음낭) 을 잘라내는 게 전부다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생기면서도 고양이를 기른다는 작가의 말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지만, 이는 고양이에게 자주 스킨십을 하거나 너무 작은 집일 경우 털이 날림으로 인한 이유가 되기 때문에 환경을 바꾸면 개선이 가능했다. 저자는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간다.
page66.
고양이 알레르기는 보통 "고양이 털 알레르기"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은 고양이의 타액이라고 한다. 고양이는 온 몸에 침을 바르며 그루밍을 하는데, 그 털이 빠져 날아다니면서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거다"
책에는 고양이를 기름으로써 완벽히 장점만을 애기하지는 않는다. 작가 자신처럼 포기해야 하거나 불편한 일도 감수해야 하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고양이를 처음 기르는 작가의 글은 그래서 처음 집사가 된 사람들에게 공감을 느끼게 하고, 장점만 이야기 하지 않아 편향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고양이를 볼 수 있게 한다. 카레를 먹다 흘린 치즈, 나무의 사진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의 애교와 사랑스러움에 집사가 되려 하는데, 먼저 경험해 본 선배집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특히 랜선이모에서 처음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의 책은 그만큼 시행착오 (화장실교체하기,입짧은고양이대안책 등등) 를 이야기 하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아직 고양이에 대해 작가 만큼 책임질 결심은 서지 않는다. 언제고 고양이를 가족으로 들일 그 날을 기다리며 읽었다. 공감되는 글과 미소짓게 하는 사진은 읽는 내내 기분이 힐링됨을 느꼈다. 이 책은 작사가 김이나님의 평처럼, 가장 작은 것을 통해 가장 위대한 것을 이야기 하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