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교도관이야? - 편견을 교정하는 어느 직장인 이야기
장선숙 지음 / 예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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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규정에 의해 문서를 처리하는 일인데 교도관들은 서류보다는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에 한두 가지 정해진 형식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 나이에 사회경험도 부족한 나는 혼자 끙끙 앓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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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교도소에 들어온지 올해 30년 째 되는 여성 교도관이다.

왜 하필 많은 직종의 공무원 중에서도 교도관을 선택했을까 하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데,

작가는 교도관이 된 결정적인 계기를 수학이라 말하고 있다.

수학과 교도관이 무슨 상관일까.작가는 대학을 합격했지만, 등록금을 포기한다.안타까운 마음에

담당 선생님은 공무원 시험을 추천한다. 제복이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는지 수학과목이 없는 것 때문이었는지

는 모르지만, 제복 공무원인 경찰, 소방, 교정직 공무원은 제복 공무원이면서 수학시험이 없는 직렬

이었기 때문에 준비하기 적합했고, 그렇게 작가는 교정직 공무원으로 합격하게 되었다고 한다.



교정기관은 여느 공공 기관과 달리 하루도 쉬지 않고,낮과 밤의 구분이 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도관은 교대근무를 한다. 이는 지인의 이야기를 통해 전부터 알게 된 내용이었는데.

책에서의 재미있는 부분은 사내 연애의 방식이었다. 

신입 교도관이 오는 경우, 과거의 인식 과는 달리,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크게 환영을 받으며

특히 여성 교도관이 상대적으로 적고, 적은 인원을 채용하다 보니 여성신입의 합격선이 높다고 한다.

더군다나 이성인 데다 우수한 신부감이 오면 기존의 남성 직원들은 온갖 안테나를 올려 정보를 

수집하고 연결고리를 찾는단다. 그래서 여자 교도관의 배우자는 절반 이상이  교도관이라고 한다.



교도관 직업의 특성에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도 있는데, 사회적으로 낮은 평가,제한된 공간, 폐쇄적이고 

수동적 근무 에 따른 정서를 이유로 든다.일부 교정공무원들이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해마다 증가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에 따라 자신과 업무가 맞지 않는 경우는 공무원직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요즘같이 공무원을 크게 환대하는 환경을 보면 그렇게도 오래도록 시간을

 할애해 합격한 공무원직에서 나오는 일이 쉽지 만은 안을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한다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는 근무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부분이니.

저자는 교도관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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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보이는 신입 수용자의 처우는 실제와는 많이 달랐다. 신입 신고식이라 불리는

폭력이나 차별은 실제 수용소에서 취침 자리지정제, 식기 당번제를 도입해 차별을 없앴다고 한다.



 그리고 신분을 *모용하는 경우도 수용소에서 나타나는 일이었는데, 30년 동안 교정일을 

하면서 작성한 책이라 가장 기억나는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모용: 털을 씀, 또는 그런것. 

자신의 이전 전과가 있어 실형을 살 것을 알고는 자신의 동생의 신분을 모용해 형량을 줄이려는

행동이었는데, 결국 성명 모용이 발각되어 가중처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말처럼 아무 죄 없는

 전과자의 동생은 무슨 잘못인가. 이런 죄질이 불량한 사람들을 교화시켜 다시 사회에 내 보내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는 교도관의 이야기는 그밖에도 많은 부분에서 확인된다.




누군가는 죄를 지은 사람을 왜 교정해 사회에 내보내냐는 말을 할 것이고,

나 또한 그 생각에 많이 공감한다. 하지만, 죄질에는 차이가 있으며, 그런 실수로 인한 작은

죄들.(이를 테면 살인보다는 죄질이 약한 편이라고 굳이 정의 내릴수 있는 사기의 경우)

는 충분히 교정이 가능할 것이다. 살인이나 사이코패스의 연쇄살인범 혹은 정신이상자로 판명된

죄인들에 대한 부분은 가석방을 만들지 않고, 우수한 수감자라는 평가로 정해진 형량을 채우기 

전에 미리 석방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솔직히 동의할수 없다.

미워하지 말라고 한 그 사람이 지은 죄로 누군가는 고통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교도관들이 하는 일을 간접적으로 이해하며, 한때는 누군가의 엄마, 아빠, 자식 이었을 그들을 

이해할수는 있었으나, 살인수에 대한 죄질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물론 교도관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할 뿐이지만, 죄수에 의해 가정이 뿌리채

뽑히는 가족들은 삶 자체가 지옥 같을 것이다.


교도관들이 실제 근무하는 처우와 그들이 교화시킨 수용자들의 이야기는 한국에서 흔치 않은 

주제여서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었다. 근래 출간된 박은경 교도관이 작성한 "여교도관의 인생수첩"도

같이 읽어 본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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