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한 고양이
최은영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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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_ 임보일기

"인간은 그런 동물이다. 아니, 그럴수 있는 동물이다. 배신할수 있는 동물, 자신의 배신이

온전히 약한 생명에게 죽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 있는 동물."

-page 13


고양이를 기른 적이 없다. 그런데 고양이는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는 부부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단다. 며느리가 임신해서까지도 별말 없던 시가 식구가 출산 직후부터 고양이를 내다 버려야

한다고, 애한테 안좋다고 몇번을 애기한다던지, 일종의 미신을 믿는 그 나이대의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을수가 없다는 생각에 학생도, 앞으로 임신을 준비중인 부부에게도 입양을 

보내지 않는 것이다. 


짧은 소설이지만, 마치 일기장 같다는 느낌이 든다. 작가가 말하는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가 실제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임시 보호를 하면서 

고양이와 정을 주고 받는 모습을 자주 방송에서 보여준 이유이기도 하다.


단편 임보의 주인공 윤주는 작가 "최은영"씨의 *분신인듯 하다.

 

* 하나의 주체에서 갈라져 나온 것.


그리고 결국 임시 보호를 끝내고 새로운 주인에게 입양을 보낼수 있게 된다.

[ 행복한 헤어짐도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은 예감하면서]




이나경_ 너를 부른다

"그날 총총거리며 계단을 오르다 302호 앞에서 내가 뭘 봤게?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늘이 드리운 언니네 문 앞에 생쥐 두마리가 죽은 채로 가지런히 놓여 있던게.   ~

계산을 해봤더니 내가 고양이들 데려다 수술을 시키고 오면 며칠 후에 죽은 쥐가 놓여 있더란 

말씀, 그것도 꼭 병원에 보낸 고양이 수만큼 말이야."

-page 65-


고양이가 문 앞에 생쥐를 두고 가는 것, 나도 겪어본 일이었다.

해가 빨리 뜨는 여름, 아침 출근길을 위해 일찍 대문을 열자 하마터면 죽은 생쥐를 다시 밟을 뻔 했다.

사람이 한 것인지 고양이가 한 짓인지 알수 없었는데, 사람이라면 생쥐가 아닌 더 편한 방법

을 택했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아직 반쯤은 살아있는 생쥐의 가슴팍 부분의 이빨 자국을 확인한다.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송곳으로 뚫린 듯한 구멍이었다.

 고양이의 보은이라 생각 하고 싶었다. 적어도 그 때는 재개발에 반대하는 상황이었으니까

 항상 생선을 굽고, 남은 가시와 대가리를 마당에 놓아두면 찾아오던 검은 반점의 고양이가

있었다. 어두울때면 마당에 나타나 얼굴을 보기에는 어려웠지만, 특유의 몸에 있는 반점 모양은 

기억했다. 


작가 이나경씨는 환상웹진에서 글을 쓴 경력이 있다. 그래서일까, 이 단편은 고양이와 살인범,

그리고 언니와 내가  등장하는 등장인물 관계에서 언니의 깜짝쇼로, 

고양이의 복수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야기의 흐름이 짧은 단편 치고는 이색적인 앤딩을 보여준다.

[알았어 딱 한번만  더 속아줄께. 진짜 마지막이야 ]



공공연한 고양이 속의 이야기들은 고양이를 길러봤거나  고양이와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작가 10인이 각자의 짧은 소설로 엮은 단편집이다. 사실적인 느낌의 글이 있는가 하면,

꾸며진 글, 혹은 환상적인 글도 있다. 10편의 글들을 읽다보면 이글이 더 잘 쓰여졌구나 하는 

글들을 발견하게 된다. 책을 읽는 즐거움 중에서도 하나가 아닐까 한다.

단편집이지만, 글을 쓴 작가들의 필력이나 스토리라인을 알수 있어서 이 또한 읽는 재미를 준다.

고양이에 대한 주제로 모인 이 글들은 고양이에 관한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길고 지루한 이야기 보다는 짧지만, 강하게 와닿는 글을 찾는다면(특히나 동물을 

주제로 하는 글을 원한다면) 이 책을 선택하는 것도 좋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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