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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타임워프 - 페미니즘이 한국 사회를 기억하는 방법
김신현경.김주희.박차민정 지음 / 반비 / 2019년 8월
평점 :
책의 내용안에 버닝썬에 대한 이야기, 장자연의 이야기에서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페미니즘의 눈으로 한국사회를 분석하고, 설명한 내용이라, 집중도 있게 읽혀졌다.
ktx 여성승무원 복직 이야기, 낙태죄, 여성대통령 탄핵 등의 이야기 인데,
특히 ktx 여성승무원의 이야기는 비정규직과 관련된 이야기 임에도
기사에 잘 접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라 더 눈에 들어왔다.
양공주, 성 상품화,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자세가 어떠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등
여성의 입장을 전적으로 대변한 내용인데다, 나 또한 생각지도 못한
다른 여성분들의 생각이 담겨있어 좋았다.
한국인의 vip대접에 룸살롱이 애용되고 있고, 그 장소에 외국의 유명인이
경험한 내용이 있었는데, 이 글에서는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것 같아 조금 씁쓸했다.
책 내용에는, 미국의 한 사업가인 트래비스 캘러닉의 사례를 들고 있다.
얼마전 미국의 it전문매체인 디인포메이션 에 실린 소식을 보면,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창립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3년전 한국을 방문할 당시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캘러닉이 지난 2014년 여자 친구와 우버 직원 5명을 데리고 에스코트 가라오케 바에 방문했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5명의 직원 중 남성 직원 4명은 번호표를 달고 등장한 여성들을
제각기 옆자리에 앉혀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도 불렀다고 한다.
남성 직원 4명이 주점에서 도우미 여성들을 초이스 하는 등 성접대를 받은 것이다.
물론 우버 최고 경영자를 접대한 자는 아마 외국인ceo 를 한국식으로
융숭하게 환대하고자 룸살롱 접대를 제공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비스니스 성공의 열쇠는 인맥과 접대라는 말은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한국에서 인맥의 핵심요인, 즉 상대를 지속적으로 만나고 관리할수 있는지의
여부는 접대 능력을 통해 결정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것은 남성들 간의 거래 카르텔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성들의 환대를 매개하는 방식으로 실천된다.
이처럼 룸살롱에서의 접대는 노는게 아니라 전적으로 업무의 일부로 이해되고 실천된다.
2006년에는 접대 자리에서 입은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다.
우리 사회에서 접대는 남성들 사이에서 공적 인맥을 사적화 할수 있는 통과의례의 사회적 장이기 때문이다.
접대하는 사람도 접대 받는 사람도 남성으로 간주된다.
결과적으로 여성들은 을도 갑도 될수 없는 위치에 놓인다.
하지만 우버 경영진에 대한 접대 사례처럼 한국의 접대 방식이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된 배경에는 갑의 위치에 난데없이 여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인 여성이었다면 승진 단계에서 이미 배제되었거나 아니면
최소한 룸살롱에 당도하기 전에 배제되었겠지만, 당시 예상치
못한 사이 한 서구 여성이 룸살롱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남자 을의 인도로 '에스코트 가라오케 바' 에 당도한 서구 여성은
결국 번호표를 달고 늘어선 한국 여성들을 만나게 되었다.
아직은 한국 사회 고위층이 남성에 좀더 국한되어 있는 상황이라 더 그런점도 있겠지만,
꼭 대접에 룸살롱이 애용되어야만 할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태아의 장기가 공식수출된 사례에 국가가 침묵하고 오히려 동의했다는 점에서
관련 기사는 꼭 찾아서 좀더 면밀히 봐야겠다는 생각도 햇다.
다양한 저자의 생각을 하나하나 엿볼수 있어서 좋았고,
꼭 페미니즘의 시각만이 아니더라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건을 드러내고 있어,
장수는 작으나, 다양한 기사를 접한 언니들의 생각을 들어볼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