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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 오늘도 사회성 버튼을 누르는 당신에게
남인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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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활발하고 배려심이 있는 사람을 원하는 구인광고를 볼때면, 조금은 힘이 빠졌었다.
굳이 성격을 콕 찝어 요구할까. 일을 잘하는게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외향적과 내향적, 어느 곳에도 들지 않는 중간 성격의 사람도 있을 것이고,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되기 위해 자신의 성격을 버리고 가면을 쓰기도 하며, 무엇보다
성격이 활발한 사람이 배려심까지 있는 경우를 그닥 많이 보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성격이 활발하다는 건 자신이 정말 외향적인 성격이거나, 세상이 원하는 성격에 맞춰 자신을
포장하는 것 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떤 성향인지에 따라 배려심이 있는 가를 나눌뿐,
콕 찝어 성격이 활발하다는 게 배려심이 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베스트 셀러 작가 남인숙, 그녀는 작품 [여자의 모든 인생은 자존감에서 시작된다.]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다. 내성적인 성격에 강의를 한다는 지인의 말에 작가는 사람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다쟁이가 되는 것이지 강의하는 것은 곧 외향적이다 라고 말할 순 없다고 했다.
사실, 성격은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상대가
나와 잘 맞는 코드의 사람이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수다본능이나, 상대를 받아들임으로
인해 오는 행동들도 모두 달라진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작가도 이런 선택적인 수다쟁이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내성적인 사람이 편한 상대를 만나 말문이 트이는 것을 보고, 주변에서 깜짝 놀라는 상황을
자주 목격하는 데 당연한 일이다. 내성적인 사람은 사실 선택적인 수다쟁이다. 만족스러운
반응이 예상되는 익숙한 상대에게만 제대로 입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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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소위 말하는 "인싸"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고, 막상 "인싸"가 될수 있는
상황이 닥쳐도 그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후자가 작가가 말하는
본인이며, 글을 읽고 있는 나 자신이기도 했다.
정말 딱 나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 혼자가 싫어 무리에 한 발 걸치고 있기는 해도 내 빈약한 에너지를 그곳에 쏟아
붓고 싶지는 않았다. "
지금도 그닥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다. 물론 외향적인 성격을 부러워할때도 있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미묘한 맥락을 잡아내고, 해석하는 차분하고 공감에 재능이 있는
내향인인 나 자신이 더 좋다. 그리고 가끔씩, 외향인인 척 가면을 쓸 때도 있지만,
내향적인 내 성격에 말과 행동의 폭을 넓혀주는 내 친구들과 가족들, 그리고 주변 지인들이
있기 때문에 나 스스로가 나일수 있는 것 같다.
책은 이처럼,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보내는 100퍼센트 공감과 응원이 있다.
자신의 삶의 패턴을 주도적으로 디자인할수 있도록 중요한 실마리를 던져주는 이 책이
참 보는 내내 공감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가 겪은 이야기를 읽노라면, 그 시절 내가 겪었던 기분이 다시 되살아 난다.
작가의 글에는 응원을 보내는 힘이 있어, 굳이 내향형인 자신의 성격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성이 없음을 직시하게 해주며 외향인인 사람이 읽으면, 내향적인 사람을
조금은 쉽게 이해하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