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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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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에세이( 신경과학자이자 분자생물학자)
자신이 조깅을 하러 나갈때, 보라색 염색약이 흘러 내리는 지도 모르고 아니 자각하지도 못하고,
계속 달리는 바버라<작가> 엉망이된 모습을 보고 남편은 소스라친다.
정신질환 초기의 발빠른 대처로 다시 정상인이 되었다는 신경과학자는,
두달간의 흑색종 전이증상을 겪은 자신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 흑색종: 세포의 악성변화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 주로 피부에서 발생하나
눈, 귀, 위장, 입과 생식기의 점막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피부암 중에서 가장 위험한 형태의 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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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위방사선수술_ 각각의 종양에 고선량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쪼여 종양이 시들어 사라지게 만드는 방법.
흑색종에서 전이되든 유방암이나 폐암에서 전이되든, 전이성 뇌종양은 대체로
뇌의 여러부분에서 동시에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 책속 내용 중에서 -
두군데 이상 종양이 생긴 뇌과학자가 치료에 성공해 정신장애에서 빠져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작가이자 정신건강박사, 바버라는 어떻게 정상으로 돌아 올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는데 가장 중요하고도 궁금한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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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물음처럼 알츠하이머나 다른 종류의 치매까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경험과
작가가 겪은 경험 사이의 유사성은 정신질환의 양상과 원인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것이 이 책의 주요목표이다.
*사망한지 사흘이상 된 뇌는 쓸수 없다.* 부검의는 사건에 대해 시체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중점으로 검사하는 일을 한다면, 분자연구를 하는 박사이자 작가는,
조직부패가 시작되기 전의 뇌로 정신건강 연구를 하는 일을 한다.
연구목적의 뇌를 용도에 맞게 표본 검수를 하고, 사망자의 친족에게 연락한다.
가족의 뇌를 연구를 위해 기증할수 있는지를 묻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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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책에서의 전반부는 아직 병이 들지 않는 정상인이었을 때의 신경의학과, 자신의 직업을 설명한다.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는 정신질환 그리고, 뇌를 분해,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는 작가의 글은 너무 신선하다.
그리고 작가의 병상일기이자, 극복기는 그래서 더 집중이 잘 된다. 비교할수 없는 주제지만,
뻔한 사랑이야기나 책의 내용이 거의 비슷비슷한 경제, 경영서가 아닌 과학과 심리, 정신을
애기 한 책인데다가 정신과 박사이자 작가 자체가 정신과병을 겪은 일이다보니,
객관적인 정신질환에 대해 설명하고,흑색종에 걸린 자신의 증상을 주관적으로 설명했으니,
모든 방향에서 설득, 설명이 가능하다.
조현병, 치매, 중풍, 알츠하이머, 틱장애, 분노장애 등등 주변에 정신과 질환, 노인성 질환이 너무 많다.
솔직히 작가가 정신질환을 고치게 된 부분만 우선적으로 읽어봐야 겠다 싶었지만,
초반부 뇌과학자가 하는 일이 내가 생각했던 다큐와 연결돼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것이 XXXX, 혹은 서점에 가면 심리책을 가장 우선적으로 본다고 하면,
이 책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힐 것 같다. 얼마전의 진주방화사건이나, PC방 살인사건 등..
심리적으로 병든 사람들의 뇌는 좀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절로 든다.
병리학적으로 분자연구를 하게 되면, 정신병자들의 살인이나,
충동적인 폭력 등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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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그런 사건에 대한 피의자들의 뇌를 관찰해온 일지같은 건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병의 증상과 MRI검사 소견등에 대한 정보는 알수 있었다.
정신과나 뇌신경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알수 없는 치료상의 정보도 들어있다.
작가의 전 남편은, 흑색종(피부암)의 일종으로 암이 뇌로 전이되면서, 삶을 달리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버버라 또한 같은 병을 앓는다. 부부가 같은 병에 걸릴수 있다니!!!
하지만, 바버라는 자식들을 모두 훌륭하게(훌륭하다 못해 뛰어나게)키워냈다.
자신의 건강을 잃고, 자식들을 건실하게 키워낸게 보상이라면 보상이랄까,
작가는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떼어냈다.
그리고 얼마후 흑색종이 걸리고 뇌에 전이되었다.
자식들은 큰 소프트회사의 엔지니어로, 내분비학자로, 신경과학자로 일하고 있다.
책에서는 내분비학자 아들과 컨퍼런스를 가지 못한다는 점에 크게 우울해 한다.
바버라는 전남편이 그랬듯, 자신도 죽을 거라는 생각에 온통 사로잡힌다.
100page 가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이성적이 아닌 감성적으로 심리가 변해간다.
이책의 특징이 신경학자의 업무내용에서 병을 알게 되고,
절망에서 다시 건강을 찾게 된 내용이라 이야기의 전개가 새롭다.
얼마전 출간한 <잘생김은 이번생에 과감히 포기한다> 이라는 책과
일부는 (전문적인 병에 대한 내용은 제외하고) 비슷해 보인다.
그리고 자신의 병이 완치 되기 까지의 과정을 뇌과학자의 지식에서,
환자의 입장에서 표현해내 두가지 입장이 보이며 집중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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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지식 뿐 아니라 병마와 싸워 이긴 사람에게서 듣는 희망도 느껴진다.
(실제 흑색종의 완치율은 높지 않다. 더군다나 저자처럼 흑색종이 전이된 뇌종양이
3개에서 18개로 상승할 정도는 완치가 더더욱 힘들다.)
한번에 읽힐 정도로 어렵지 않은 의학적 지식도 있어 알찬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작가는 어떤 방법으로 병을 완치 시켰는지도 알게 되면 좋을 것이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중 하나가 불면증이다.
*혈관성부종: 체액이 작은 혈관들과 모세혈관들을 통해 뇌로 새어들어오고,
뇌에 고이면서 뇌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붓게 만드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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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에서 가장 원시적인 부분인 뇌간은 호흡, 심장박동수, 혈압 등
원초적인 기능을 통제한다. 뇌간이 주기 때문에 짓눌리거나 다른 식으로 다치면
심장과 호흡이 멈추는 심폐정지 상태가 되어 사망에 이른다.》
page.172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행동은 대개 그 사람의 뇌 안에서 무언가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분노, 의심, 성마름 같은 나의 감정적 과잉 반응들은 내 전두엽에서 재앙 수준의 격변이 일어나고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나는 경고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다. 정신질환에 관한 전문가인 나는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에 비해 나의 이상한 행동을 더 쉽게 알아차렸어야 했다. 하지만 그럴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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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측두 치매를 앓는 사람들은 아주 빠른 시간안에 체중이 상당히 증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먹고자 하는 충동을 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page 242
수학적능력이 떨어진 것은 전두엽 바로 뒤, (난산증 또는 계산 불능증이라 불린다)
뇌의 꼭대기 부분에 위치한 두정엽에 생긴 병변이나 염증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