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 귀찮의 퇴사일기
귀찮 지음 / 엘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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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이 31세의 작가 김윤수(귀찮) 씨가 2017.12 퇴사를 하고,

현재 프리랜서가 되기까지를 얘기한 책,

<작가>가 되기까지의 불안정했던, 심리와 20, 30대 누구나 퇴사를 꿈꾸는,

그 시기에 오는, 걱정, 불안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프리랜서가 되기까지의 노력도 후반부에 확인할 수 있다.


작가가 3년 동안 일했던 회사를 끝으로, 2017.12.14 마지막 출근일,

퇴근길을 걸으면서 울컥했다던 말에는, 내가 2016년 퇴사했던 그때가

생각났다. 계약직이었으나 많은 걸 배웠던 외국계 직장에서 마음을

다 열지 못하던 나에게 퇴사일 인사와 함께 문자를 보내주셨던 과장님

그리고 작은 선물을 마련해줬던 직장동료도 생각이 나 가슴이 먹먹해졌다.



누구나 직장을 다니고, 인연을 만나며, 헤어짐이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사는 20.30대 모두,

직장과 미래에 대해 고민한다. 책은 그렇게 시작했다.






그때는 평범했던 17년 9월의 하루와 

그때는 평범했던 18년 1월의 하루, 작가가 표현한 그림일기는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내가 겪었던 옛날과 너무 같았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돈은 꼬박꼬박 입금되었지만, 뭔가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계약종료"라는 압박감이 있었기 때문인 것도 같다.

요즘이야. 5년 이상 다니는 회사는 거의 없고, 이곳저곳을 옳기고, 

자신의 커리어가 높아질 회사를 연봉 협상하며 다니는데, 작가 김윤수 씨는

동료보다 더 많은 연봉을(연봉협상 시) 받게 되었지만, 자신에게 있는 재주를

알고 회사에 내 젊음을 바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오는

슬픔이 너무 무서웠다고 얘기했다. 그럴 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중요하구나

싶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회사 외의 선택권은 아직 없다.






책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중간쯤 보면 30년 인테리어 경력의 어머니, 그림을

잘 그리는 언니와 함께 그렇게 셋이서 "그리고다" 라는 이름을 정하고, 

작업실을 만든다. (집값이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서울이 아닌 작가의 가족이 사는 

문경에서 작업실을 만든다.)


나는(귀찮) 작가의 엄마가 30년 가까이 되는 경력의 인테리어 전문가라는 말에

조금 힘이 빠졌다.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이라 제목 지은 이유가.

누구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뭔가를 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자수성가"를 한 작가의 글을 기대했던 것 같다. 

나와는 다른 조금이라도 잘 사는 중상층의 사람들이 쓰는 책은 글쎄 

공감이 가질 않는다. 뭐 30년 이상 인테리어를 했다고 다 잘사는 것이라 

단정하긴 어렵지만, 그런 능력이 있는 부모 밑에서 커온 것 자체가 조금은

부러운 것이다.


부모가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면, 자녀는 자신의 인생만 오롯이 신경 쓰면 된다.

30대, 자녀가 집에 생활비를 꼬박꼬박 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이 뒷받침되면 나 스스로 투자할 시간도

많아지며, 생활비의 부담도 덜어지고, 넓게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부모의 

도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일한 3년과 인턴 기간 그리고 계약직을 더해 4년 조금 넘는 동안의 기간은

적당한 듯하다. 이제 막 30대에 들어서 있는 작가에게 새로운 인생이 될 30대

자신의 글을 내고, 하고 싶은 일인 그리고다 작업실을 만들어 20대와는 다른 생활을

한다. 항상 그날이 그날 같은 나에게는 정말 부러운 방식인 것 같다. 

20대보다 30대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생각만 하고 멈춰있을 나 같은 사람들에게 작가가

생각하고 행동한 추친력은 충분히 본받을 만했다.


회사만이 목적이 아닌 세상이다.

돈이 목적에 더 부합하다. 그리고 기왕 버는 돈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게 더욱 좋다. 당연한 말이다. 


책 이름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아직 40대가 아닌 30대 후반으로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20대 초중반이라 장래가 밝은 젊은 사람들이라면, 

각각 후반과 초반부의 이야기가 공감을 불러일으킬 듯 싶다.






회사를 출근하고 집에 돌아온다. 

공허하고 허전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돈을 벌기 위해 꾸역꾸역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이번 생은 망했다. 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게 되는데.

이 책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 보수가 적어도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더 만족하며 살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그럴 때, 당연히 자신에 대한 확신이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사는 일이 

쉬운 일이겠는가. 내가 나를 볼 때 확신이 든다 싶을 때가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하려는 일에 도움을 줄 인맥도 필요하다.


따분할 정도의 글만 빼곡한 책이 아니고,

그림과 함께. 글의 배치가 좋았다.

읽는 사람에 따라.

여백이 너무 많은 게 아닌가 싶을 수 있겠지만.

그건 그대로 글자와 그림의 보폭을 따라가는 듯하다.


책을 덮는 순간.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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