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의 긴 전투를 마치고 큰 상처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반겨주고 지지해줄 것이라 믿었던 가족들의 작고 사소한 말과 행동에서도 서운함을 느낀다.
"와이프가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삼식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말로는 쉬어도 된다고 하지만 행동이나 표정은 짜증스러워 보일 때가 있어요. 꽤나 많이 다퉜죠. 퇴직 전에는 한 달에 한두 번 티격태격했다면 지금은 한 1.5배는 더 싸우는 것 같아요."
"집은 무조건 나옵니다. 와이프랑 있으면 힘들고 내 처지가 한심하게 느껴지니까 이제는 배낭 메고 그냥 나와요. 자연을 벗삼는다고요? 벗은 무슨. 자연이 어떻게 친구가 됩니까, 말도 안되는 얘기지. 그냥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사무실도 일부로 먼데로 얻었어요. 집에서도 할 수 있죠. 집에도 컴퓨터 다 있는데. 그래도 무조건 나오는 거예요. 등산도 마찬가지죠. 중년 남자들 중에 자기 집 앞에서 등산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 멀리가요. 시간이 많이 걸려야 되니까, 시간을 때워야 하니까, 버스랑 지하철 타고 멀리 갈 수 있는 그런 데를 가는 거죠."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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