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철학자로 유명한 김형석 명예교수의 말이다. 그중 노년 인생에서 꼭 필요한 3대 행복요소 중 하나로 연애를 꼽은 대목이 인상적이다. 100년을 살았기에 누구보다 많이 경험했고, 인생 원리를 탐구하는 철학까지 섭렵한 노학자가 연애를 추천하니 사뭇 눈길이 간다. 웃어넘기기엔 왠지 설득력 있다.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긴 지 오래인 데다 건강한 100세 살이마저 현실이 된 고령 사회에 걸맞는 조언이다. 일과 여행만큼 중요한 노년 화두가 연애라면 새로운 시대 의제로 공론화될 날도 머지않았다.
노년이라고 행복을 양보할 수는 없다. 되레 노년이기에 열심히살아온 대가로 행복을 움켜쥐는 게 옳다. 가족이나 사회를 위한 희생도 이쯤이면 충분하다. 은퇴 후 노동은 끝났어도 삶은 계속되듯, 행복한 인생은 현재진행형이다. 어쩌면 노년부터가 진짜 인생일 수 있다.
노년과 관련된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이미지는 철 지난 프레임이 됐다. 시대에 맞는 수정과 재구성이 절실하다. 주변 사례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인생은 환갑부터‘라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노년 라이프가 수두룩하다. 건강만 하면 환갑 이후가 제일 행복하다고 역설하는 노년 세대가 많다. 욕망의 부질없음을 알고 눈치의 쓸모없음을 체감했기에 인생 참 가치에 집중한다. 요즘 노년은 진짜 나를 위한 삶을 살고자 저벅저벅 새로운 길을 열어젖힌다. - 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