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셀에 의하면, 히브리어 성서에는 ‘물(物, things)‘에 해당되는 단어가 없다고 한다. 후기 히브리어에서 다바르(davar)‘라는 낱말이 대략 그런 뜻으로 쓰이긴 했지만, 그것마저도 기별, 소식, 이야기, 예절, 약속 등과 같은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므로 안식일은 우리가 인간적 의미의 시간이나 윤리 범위가 아닌, 신적 의미의 시간이나 윤리 속에서 산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었다.
거룩한 손님을 대접하다
영어로 ‘안식일 (Sabbath)‘은 히브리어 ‘샤바트(Shabbat)‘라는 말에서 나왔다. 금요일 저녁 예배를 ‘카발라트 샤바트라고 하는데, 안식일에 하느님의 임재)를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금요일 저녁에 촛불을 켜는 것은 천지창조의 새벽에 "빛이 있으라"고 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재현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마지못해 지키는 사람들이 아니다. 헤셸에 의하면 그들은 안식일을 사랑한다. 유대 안식일이 주는 느낌은 중세시대 기사들이 귀부인에게 품고 있었다고 하는 그 절대적 사랑을 상기시킨다. 물론 안식일에 대한 사랑은 "인간이 자기와 하느님이 공통으로 가진 것을 사랑"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귀부인에 대한 사랑과 다르다. 이런 완전한 사랑 때문에 고대 랍비 (유대교의 종교적 지도자)들은 안식일과 관련하여그렇게도 많은 규정과 제한 사항을 만들어냈다. 모두 안식일의 영광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 P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