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40대 후반에 <주역>에 입문한 공자 역시 나그네신세였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세상사의 이치에 통달한 성인으로 여겨지는 공자도 인생 후반에는 나그네를 뛰어넘어 ‘상갓집 개‘로 불릴 만큼 고단한 인생을 살았다. 당시 그는 그야말로 상갓집 개처럼 정해진 거쳐도 없이 떠돌아다니면서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그 운명을 받아들였기에 공자가 존재했다.

세상에서 외면당한 고독은 걸작을 만든다. 좌구명은 장님이 되고부터 《국어》를 만들었고, 주나라 문왕은 감옥에 갇혔을 때 《주역》을 썼다. 

손자는 다리를 잘리고 나서야 《손자병법》을 탄생시켰다.
절대고독, 그것은 불후의 명작을 만들라는 신의 특별한 신호인지도 모른다. 절대 역사서가 어찌 영혼을 태우는 처절한 고통 없이 탄생할 수 있겠는가.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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