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을 중심으로 구축된 책들의 위계질서

덕분에 경전을 존중하는 차원을 넘어 개인적·사회적 차원 모두에서 그것을 종주로 받들어 섬기는 태도가 폭넓게 형성됐다. 

훗날 ‘종경‘이라는 말로 개괄된 이러한 태도는 "내 삶은 육경의 주석이다"라는 극단까지 치닫는다. 경전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전을 위해 내가 존재한다는 관점이 우선시되고 당연시되기도 했다.


이는, 나는 경전이 옳음을 입증하기 위해 태어났고 또 살아간다는 태도로,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를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본 중세 유럽의 기독교와 무척 닮아 있었다. 

당연히 신의 예속으로부터 인간의 해방을 얻어낸 근대인으로서는 쉬이 동의할 수 없는 사유였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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