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정말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함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의 문화는 부재하는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가령 중국, 일본, 한국과 같은 민족국가 (nation-state)의 정체성이 분명한 나라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문화정체성은 싱가포르에는 존재하지 않은 듯하다. 

수많은 라이프스타일이 발견됨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싱가포르적인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문화정체성의 부재가 아직 국가로서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또한 문화정체성이 부재하다고 해서, 싱가포르의 문화가 모두 허구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싱가포르의 지리적, 문화적, 국가적 특성상 싱가포르의 문화는 언제나 이미 부재한 채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모든 글로벌한 문화와 이질적인 종족 문화들이 싱가포르의 문화이면서 동시에 문화가 아닌 양면적인 상태가 바로 싱가포르 문화의 특성인 셈이다. - P3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