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지구 외의 다른 행성을 인간이 살기 적합한 환경으로 조작하는 테라포밍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해당 행성에서 진화 가능한 다른 생명을 절멸시키거나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가능성의 실현은 필연적으로 다른 가능성의 실현을 가로막는다. 그것이 두려워서 해야할 일을 안할 수는 없다.
인류는 인류 외의 지적 생명체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 한다. 인류가 다른 행성에서 생명을 발견하면 어느 수준부터 지적인 것으로 간주할까. 미생물 버섯 생선 원숭이...? 사회성이나 군집생활 문자 사용 도구 사용 등 여타의 기준을 정하겠지만 그것은 인간 중심적인 관점을 벗어나기 어렵다. 근대 이후 발전된 학문은 인간을 다른 동물로부터 구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경제학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경제적 동물이고 사회학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사회적 동물이다. 동물도 경제적 행위를 하고 사회를 이루고 의사소통 체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인간과 구별하여 한계를 찾아내고 인간의 우월함을 강조한다. 과연 우주 생물을 발견하면 이런 태도를 버릴 수 있을까. 그들을 해부하고 잡아먹고 전시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인간과 너무 다르고 약하면 잡아먹고 인간과 너무 비슷하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