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를 찾다 - 제75회 요미우리 문학상 수필·기행상 수상작
니시 가나코 지음, 김현화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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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통해�‘나’라는�감각을�선명하게�느껴보고�싶다면�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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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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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아버지이자 미스터리 소설의 대부인 아서 코난 도일은 의대를 졸업하고 안과 의사로 '셜록 홈즈'를 집필했다,는 건 몰랐지만 이후 전업 작가로 변신, 셜록 홈즈 시리즈로 미스터리 부흥을 이끌었다고 한다.


아서 코난 도일은 몰라도, 아마 셜록 홈즈나 명탐정 코난 정도는 다 알지 않을까? 그 인물들을 탄생시킨 작가의 단편집이라니 이 무더운 여름과 딱 어울리는 책이 어디 이만한 게 있을까 싶다. 이 단편 컬렉션은 선상을 주제로 한 6개의 미스터리와 악명 높은 해적 선장의 4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범인을 쫓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갈 생각에 벌써부터 짜릿한데, 더 특이할 만한 것은 1922년 출간된 이후 이 책이 국내 최초 공식 번역본이라는 점이다.


첫번 째, <조셉 하바쿡 제프슨의 성명서>는 보스턴을 출발해 리스본으로 가는 항해에 버려진 '마리 셀레스트호'에 대한 미스터리다. 어쩐지 탑승자 중 고랑이라는 인물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장치처럼 느껴진다. 조셉의 항해 일지를 유심히 관찰하며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 놓는다. 배는 출항한지 고작 2일이 지났음에도 나는 이미 사건 중심에 있고, 범인을 추적 중이다. 한데 같이 동승하기로 한 경험 많은 두 명의 선원은 갑자기 어떻게 된 것일까? 그냥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 살해? 매우 흥미롭다.


두번 째, <작은 정사각형 상자>는 보스턴을 출발, 잉글랜드 쪽으로 향하는 스파르탄호에 대한 미스터리. 접신이라도 한 듯 갑판 위에서 이제 막 출항하는 배가 재앙에 휩싸일 것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을 발현하는 함몬드의 심리가 흥미롭다. 이미 출항하는 배를 향해 돌진하는 두 남자가 이 미스터리의 키일까? 역시 보스턴과 2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내 추리는 항로를 잃고 새됐다.


세번 째, <육지의 해적>은 롤스로이스를 탄 판사, 헨리의 이야기지만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어설픈 리벤지 정도가 좋겠다. 그래도 단숨에 읽어 버릴 만큼 재밌다.


네번 째, <폴스타호의 선장>은 선장인 니콜라스 크레기를 주목한다. 탐욕적이고 폭력적인 데다 엽기적인 눈빛을 가진 선장과의 동행. 거기에 폭풍우 치는 밤, 어둠을 밝힐 더 이상의 양초가 없다는 암시는 짜릿하다. 한데 결국 북풍이 불까?


123쪽


다섯번 째, <협력의 끝>은 배, 그러니까 요트처럼 보이는 긴 경주용 배인 게임콕의 선장 멜드럼을 주목한다. 레피도프테리스트 나비를 잡기 위해 세네갈에서 흘러 내려왔다던. 그리고 도착한 섬에 대한 ‘단조로운 삶일 것 같다는’ 인상에 대해 종종 화끈한 일들이 벌어진다며 미소 짓는 세베랄 박사의 의미심장한 복선이 기대하게 만든다. 한데 생각보다 김빠지는 결론과 번역이 집중력을 흐리게 한다.


“나는 박사가 말한 곳을 바라보았다. 짙은 녹색의 수풀 사이로 하얀 증기가 긴 촉수처럼 꿈틀거리며 우리를 향해 기어 오르는 것이 보였다. 동시에 공기가 갑자기 축축하고 차가워졌다.” 141쪽


여섯번 째, <줄무늬 상자>는 바히아를 출발해 런던을 향하다 돌풍에 휩싸인 함선 노사 센호라 다 빅토리아호에 주목한다. 게다가 그 배에는 절대 열지 말 것을 경고하는 알 수 없는 값어치를 가진 보물 상자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 보물 상자 앞에 머리통이 박살 난 채 죽어있던 선원과 이를 발견한 또 다른 탐욕 가득한 선원 암스트롱이 등장한다. 역시 미스터리는 인간의 탐욕이 재앙의 시작인가? 아니면 저주?


그리고 악명 높은 <샤키 선장>에 대한 4편의 연작은 우리들의 영원한 해적왕 루피와는 확연히 다르지만 어쨌든 해적선 '해피 딜리버리호'의 악명 높은 샤키 선장에 대항하는 '모닝 스타호'의 선장 존 스카로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근데 어째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 존 스패로우 느낌이 나지?


어쨌거나 샤키 선장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전에 갑자기 자신의 모닝 스타호에 총독과 남작이 승선하게 될 것을 통보받는 존 스카로우로 여정은 흥미롭다. 이어 샤키 선장만큼이나 악명 높은 스티븐 크래독, 코플리 뱅크스 선장과 아름다운 여인 이네즈 라미네즈와 샤키 선장의 이야기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226쪽


이 책의 원작은 어쩌면 작가가 장편을 위한 뼈대를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숨 막히는 반전이나 서늘함을 동반한 긴박감은 많지 않다. 살짝 번역도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눈에 띠기도 하고. 아무튼  짧은 이야기 구조 속에서 펼쳐지는 10개의 미스터리는 이 여름을 잠시 식혀주기엔 충분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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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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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이야기�구조�속에서�펼쳐지는�10개의 미스터리는�이�여름을�잠시�식혀주기엔�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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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
다카시나 다카유키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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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화‘를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럼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수동적이거나 일방적인 약세에 처할 위기에서 구원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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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
다카시나 다카유키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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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다스리는 데에는 미흡한 인간이라 '화를 이긴'다고 해서 혹했는데, 여기에 더해 무엇이 '불편한' 감정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 다카시나 다카유키는 일본 일본의 한 고등학교 교사이자 공인 심리사, 임상심리사, 1급 교류 분석사다. 와세다 대학교 졸업 후 홋카이도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때 배운 심리학적 기법을 이용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빠져나오는 법>, <사내 괴롭힘에서 빠져나오는 3가지 시점>등 을 썼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혐오가 일상에 만연 된 세상에서 분노로부터 나와 당신의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느슨한 사이코패스'라는 단어에 주목됐다. 예고도 없이 울리는 경보처럼 분노 스위치가 맥락도 없이 켜지곤 해서 때때로 주변 사람들을 당혹시키곤 한다. '혹시 나일 수도 있겠다'라는 불안감이 적지 않게 일었다.


살짝 안심한다. 이 분노의 스위치가 그저 스트레스라니,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좀 덜 받으려 노력하면 괜찮아지려나? 저자는 이처럼 보통 사람이 사이코패스로 돌변하는 것을 심리학적 용어로 드라이버(Driver)이라 소개하면서, 이 느슨한 사이코 패스적 기질은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마음의 버릇’이 원인이며 5가지 유형에 대한 감정을 설명한다. 순간 내 유년이 스쳐지났다.


40~41쪽, 평범한 사람을 돌변하게 만드는 ‘마음의 버릇’


반면, 얕은 것과는 다르게 깊고 느슨한 사이코패스의 원인으로 매우 강한 분노의 근원이 있는데 이것을 ‘금지된 명령’이라고 소개한다. 이 강도 높은 분노의 근원은 12가지가 있으며, 이중 공격성의 띤 7가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 분노 게이지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결과는 죽음일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것 같아 살짝 긴장됐다.


존재, 대인관계, 성장, 건강, 성공 및 수행, 생각 및 감정과 관련된 분노의 근원으로 제한된 12가지 심리를 설명하는데 일부는 내가 들어왔고, 하고 있는 것들이어서 소름이 돋았다. 이런 이야기들을 자라면서 지속적으로 듣게 되면 무의식에 저장되고 어느 순간 억눌린 분노 스위치가 작동된다는 조언에 충분히 납득되고 공감한다. 다행스러운 건 이 ‘깊고 느슨한’ 것을 ‘얕고 느슨한’ 것이 자동차 범퍼처럼 급격한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1장은 이런 ‘얕고 느슨한’과 ‘깊고 느슨한’의 심리 기제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는데, 분노 사회라고 할 만큼 우리 일상에 만연한 ‘화’에 대해 진지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듯하다.


잘난 부모와 비교되며 자란 사람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죽도록 노력해서 얻은 결과는 더 이상 노력할 대상을 잃어버리고 닥치는 허무일지도 모르고, 이런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례를 보면서 지나친 노력을 강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 피부에 확 와닿았다.


2장은 마음의 버릇을 섬세한, 노력가, 성급한, 강한 척, 완벽주의의 유형별로 사례를 곁들여 자세히 설명한다. 나는 어느 유형에 속할지 궁금해서 집중하게 되는데 딱히 어느 하나에 꽂히는 게 아니라 조금씩은 다 걸쳐있는 게 아닌가 싶다.


특히 마음이 쓰인 유형이 완벽주의인데, 한 번도 이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 아이들에게 분 단위로 지적질 하는 것이 ‘다 너를 위해서야’라는 심정인데 이게 또 이렇게 연결된다니 많이 당혹스럽다. 양육은 눈 감고 귀 닫고 입 닫아야 하는지. 진짜 알 수 없는 세계다.


108쪽,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 유형’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화'를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럼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수동적이거나 일방적인 약세에 처할 위기에서 구원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나도 그럴 수 있음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한 세상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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