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
다카시나 다카유키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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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다스리는 데에는 미흡한 인간이라 '화를 이긴'다고 해서 혹했는데, 여기에 더해 무엇이 '불편한' 감정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 다카시나 다카유키는 일본 일본의 한 고등학교 교사이자 공인 심리사, 임상심리사, 1급 교류 분석사다. 와세다 대학교 졸업 후 홋카이도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때 배운 심리학적 기법을 이용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빠져나오는 법>, <사내 괴롭힘에서 빠져나오는 3가지 시점>등 을 썼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혐오가 일상에 만연 된 세상에서 분노로부터 나와 당신의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느슨한 사이코패스'라는 단어에 주목됐다. 예고도 없이 울리는 경보처럼 분노 스위치가 맥락도 없이 켜지곤 해서 때때로 주변 사람들을 당혹시키곤 한다. '혹시 나일 수도 있겠다'라는 불안감이 적지 않게 일었다.


살짝 안심한다. 이 분노의 스위치가 그저 스트레스라니,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좀 덜 받으려 노력하면 괜찮아지려나? 저자는 이처럼 보통 사람이 사이코패스로 돌변하는 것을 심리학적 용어로 드라이버(Driver)이라 소개하면서, 이 느슨한 사이코 패스적 기질은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마음의 버릇’이 원인이며 5가지 유형에 대한 감정을 설명한다. 순간 내 유년이 스쳐지났다.


40~41쪽, 평범한 사람을 돌변하게 만드는 ‘마음의 버릇’


반면, 얕은 것과는 다르게 깊고 느슨한 사이코패스의 원인으로 매우 강한 분노의 근원이 있는데 이것을 ‘금지된 명령’이라고 소개한다. 이 강도 높은 분노의 근원은 12가지가 있으며, 이중 공격성의 띤 7가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 분노 게이지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결과는 죽음일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것 같아 살짝 긴장됐다.


존재, 대인관계, 성장, 건강, 성공 및 수행, 생각 및 감정과 관련된 분노의 근원으로 제한된 12가지 심리를 설명하는데 일부는 내가 들어왔고, 하고 있는 것들이어서 소름이 돋았다. 이런 이야기들을 자라면서 지속적으로 듣게 되면 무의식에 저장되고 어느 순간 억눌린 분노 스위치가 작동된다는 조언에 충분히 납득되고 공감한다. 다행스러운 건 이 ‘깊고 느슨한’ 것을 ‘얕고 느슨한’ 것이 자동차 범퍼처럼 급격한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1장은 이런 ‘얕고 느슨한’과 ‘깊고 느슨한’의 심리 기제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는데, 분노 사회라고 할 만큼 우리 일상에 만연한 ‘화’에 대해 진지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듯하다.


잘난 부모와 비교되며 자란 사람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죽도록 노력해서 얻은 결과는 더 이상 노력할 대상을 잃어버리고 닥치는 허무일지도 모르고, 이런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례를 보면서 지나친 노력을 강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 피부에 확 와닿았다.


2장은 마음의 버릇을 섬세한, 노력가, 성급한, 강한 척, 완벽주의의 유형별로 사례를 곁들여 자세히 설명한다. 나는 어느 유형에 속할지 궁금해서 집중하게 되는데 딱히 어느 하나에 꽂히는 게 아니라 조금씩은 다 걸쳐있는 게 아닌가 싶다.


특히 마음이 쓰인 유형이 완벽주의인데, 한 번도 이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 아이들에게 분 단위로 지적질 하는 것이 ‘다 너를 위해서야’라는 심정인데 이게 또 이렇게 연결된다니 많이 당혹스럽다. 양육은 눈 감고 귀 닫고 입 닫아야 하는지. 진짜 알 수 없는 세계다.


108쪽,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 유형’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화'를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럼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수동적이거나 일방적인 약세에 처할 위기에서 구원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나도 그럴 수 있음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한 세상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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