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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츠나구 1 - 산 자와 죽은 자 단 한 번의 해후 사자 츠나구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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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자가 그 사자였어? 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영화 <츠나구>의 원작이라는 것도. 죽은 자와 산자의 교감이라니, 애니메이션 <코코>의 모티프인가? 암튼 여름은 여름인가 보다.


일본 차세대 대표 작가로 알려진 츠지무라 미즈키의 2011년 작품으로, 산 자와 죽은 자를 만나게 해주는 사자 츠나구가 만나는 5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2012년에 상영됐다.


단 한 번의 기회라는 게 엄청 짜릿 하다. 거절 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없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포기하는 거라니. 역시 만남은 살았을 때나 죽었을 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이 불공평한 건 당연한 거야. 모두에게 평등하게 불공평해. 공평이라는 건 그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아." 42쪽


정말 그럴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출발선이 모두 달라서? 지금 세상이야 출발이 다르니 도착도 다르긴 하겠지. 뭐 하나라도 공평했으면 싶지만 금세 체념하게 된다.


망자는 산 사람을 위한 거냐고 묻는 아유미의 질문에 여운이 길게 남았다. 산 자의 염원이 빛을 모으고 구슬처럼 뭉쳐져 망자의 모습으로 현현하는 순간은 사실 망자가 산자가 할 말 있음으로 본의 아니게 끌려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아유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기적이고 교만한 산 자의 욕망은 죽은 자에게도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날카롭게 찌른다.


374쪽


어쩌면 남겨진 사람의 상실이 망자를 애도한다기보다 남겨진 감정을 털어내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 이후의 어떤 것이 어떤지 모르는 채로 망자의 감정 역시 그럴 것이라는 산자의 또 다른 미련 내지는 이기심일지도 모르고.


암튼 작가는 살아있을 때 혼신을 다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부모, 연인, 친구 애정 하는 그 모두에게 사력을 다해 자기 감정을 전하고 살자는 메시지랄까.


살짝 으스스 한 스릴러 판타지인가 싶었는데 따뜻하게 데워주는 판타지여서 더 눈을 뗄 수 없었다. 표지에 숫자 1이 붙여 다음을 예고 한 이 책의 시리즈를 모두 읽고 싶다. 물론 영화도. 그나저나 나는 만나야 한다면 누굴 만나고 싶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세상이 불공평한 건 당연한 거야. 모두에게 평등하게 불공평해. 공평이라는 건 그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아.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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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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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를 좋아 하지 않는, 아닌가? 요즘 SBS 드라마 <악귀>에 푹 빠져있는 걸 보면 심장이 좀 두터워졌나 싶다. 아무튼 쫄보라서 막 무섭고 그런 거 잘 못 보고 그랬는데 출간되기도 전에 넷플릭스에서 영화화 되고 있다니 먼저 읽는 짜릿함을 만끽하려고 냉큼 서평단에 줄 서서 받았다.


"자, 이제 내 말이 끝날 때까지 질문하지 말게." 56쪽


시작은 심장 쫄깃하게 시작하지 않았다. 댄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면서 평온한 목장의 분위기랄까. 심지어 그런 계곡에서 살아 봤으면 싶을 정도였는데, 갑자기 골짜기에 갇혀 버린 목장쯤으로 장면이 전환되면서 소름이 쫙 돋았다.


붉은빛의 연못이 주는 두려움은 그다지 크지 않았고, 그렇게 봄은 지났다. 그리고 닥친 여름, 벌거벗은 남자가 성기를 덜렁대며 곰에게 쫓겨 달려 온다면 놀라지 말고 그 남자를 쏴버리라니, 곰이 아니라 남자라니 해리의 트라우마가 순식간에 떠올라 살짝 염려스럽다.


붉은 불빛 정도로는 아직 소름 돋을 정도는 아니라서 오히려 그 흑곰의 악령이 빨리 보고 싶을 정도였는데 역시 해리는 악령을 도발하고 말았다. 여름의 악령은 그 나마 쉬운 편이라는데 다음 계절이 오기도 전에 체온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데 내가 해리는 아니라서 즐기게 되는 것도 같고.


아, 댄이 죽었다. 허수아비 계절에.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조가 나타났다. 사샤에게 해리가 전장에서 죽였거나 죽였을지도 모르는 사람들 이야기를 묻는다.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겨울이 왔다. 댄과 루시에게는 비수기였던 그 계절이 해리와 사샤에게는 그렇지 못한 참혹한 계절이 될 거라던 그 계절이.


처음부터 끝까지 숨을 죽여야만 했던 건 아니지만 책장이 넘어갈수록 심장이 쫄깃해진다. 악령의 현현도 그렇지만 해리의 욱하는 성질머리 때문에 악령의 빡침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더 그랬다. 올여름 더위는 이 책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자, 이제 내 말이 끝날 때까지 질문하지 말게.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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