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와 다시 읽는 고전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3
나민애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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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여기저기에서 등장해 문학을 걸쭉한 입담으로 풀어내며 시청자를 홀리는 그를 보았다. 마치 시장 약장수 같달까? 문학이 이렇게 높은 텐션으로 홀려지는 것도 신기했는데, 그가 나태주 시인의 딸이라는 걸 알고는 더 그랬다.


개인적으로 습자지 같은 지식뿐이라 지적 허영심이 많다. 그래서 EBS 교양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데 그의 강의가 눈에 띈 건 필연적이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시간 핑계로 띄엄띄엄 봤다.


이 책의 첫 장을 장식하는 주제, '사랑' 중 단테의 신곡 편을 봤는데 잠깐의 강의로 어마 무시한 내용의 신곡을 정독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핵심이 쏙쏙 귀에 박혔다. 그런데 이 책은 베아트리체와 팡티, 코제트 그리고 퓨리오사, 나우시카로 이어지는 문학의 확장을 보다 보면, 읽고 싶다거나 읽어야겠다는 격한 감정이 동반돼서 겁도 없이 장바구니에 마구 쓸어 넣는 약간의 부작용도 있다.




나민애 교수는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모교에서 글쓰기 강의를 맡고 있다. 2007년 <문학사상> 신인평론상으로 등단해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다. 동아일보에 '시가 깃든 삶'을 10여 년간 연재하며 문학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 왔고,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치렀다. <책 읽고 글쓰기>, <나민애의 다시 만난 국어>, <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등이 있다.


53쪽


이 책은 그의 EBS 교양 프로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3 '다시 만난 문학'에서 강의한 시리즈를 역은 책으로 문학을 비롯해 철학, 심리학까지 고전 작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방송에서 이야기한 내용 그대로 구어체로 옮겨 놓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데다, 높은 텐션을 소유한 사람답게 중간중간 개인사를 덧붙여 가며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에 빠져 읽게 만든다.


"만약 제가 작품 세계에 빙의해서 선택권을 갖게 된다 면 차라리 브론스키를 선택할 겁니다. 일단 잘생겼고요. 사랑을 의심하지 않으면 다정한 반려자가 되어 줄 것이고요. 여주인공이 비극적인 선택만 하지 않는다면 조용히 잘 살 것 같아요." 61쪽


이 책은 사랑, 악당, 추리, 기이한 생명체, SF, 생태, 광인, 전쟁, 인생 등 우리 삶과 맞닿은 열 가지 주제, 33가지 동서양 고전을 소개한다. 각 강의는 작품의 줄거리뿐만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삶, 나아가 영화·드라마 같은 동시대 대중문화까지 넘나들며 소개하는 작품이 현시대에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까지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QR코드로 방송을 다시 보기 할 수 있어 아주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교양서다. 방송은 그의 유쾌한 텐션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어 강추한다.




"읽는 자세가 달라지면 읽히는 메시지도 달라지는 법이다." 93쪽


레이첼 카슨이 DDT를 통해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면 방구차를 통해 시대를 읽는다. 우스운 얘기지만 <돈키호테>와 <광인 일기>의 '미쳤다'는 의미를 짚어내는 내용을 읽으면서, 운영 중인 블로그 제목이 그런 결의 의미를 담고 있어서 내심 뿌듯했다.


282쪽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를 물었던 톨스토이나, 삶에서 살 의미를 찾아야 한다던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에서 생각이 참 많아진다. 나는 도대체 무엇으로, 왜 사는 걸까? 질문만 있고 답이 없는 이 기인한 인생도 참 거시기 하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삶을 고전과 연결되어 보라고 제안한다. 고전은 수백 년 전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시대가 달라도 인간이 던지는 질문은 여전하며, 고전 속 인물을 자신의 감각대로 솔직한 감상을 곁들이고 있어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 나누는 독서 모임으로 초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꽤 많은 책을 읽는다는 소릴 듣긴 해도 늘 고전에는 허기를 느끼곤 했는데, 그가 도슨트처럼 재밌게 소개하는 33권의 고전으로 조금은 채워졌다. 아마 30% 법칙에 도전해 보지 않을까? 아무튼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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