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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석민진 지음 / W미디어 / 2026년 6월
평점 :

"사람은 살면서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경험을 통해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추억이 된다." 36쪽
표지에서 두 손 가득 쿠키를 그것도 쟁반 통째로 들고 화덕 앞에서 활짝 웃는 작가를 보고, 행복을 굽는다는 제목이 과장은 아닌 것 같아다. 듣기론 빵을 굽는다는 일은 아주 고된 노동이라고 해서 미국판 파티시에 노동요라 추측했다.
작가 석민진은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인 P&G에서 일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음식 칼럼 'MJ's Joyful Kitchen'을 다년간 연재하면서 파티시에 활동과 삼 남매 육아를 동시에 해내고 있다. 케이크 데커레이션 경연 대회 'Great American Cake Show'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메릴랜드에서 아침마다 세 남매의 도시락을 싸고 갓 구운 쿠키 향으로 집안을 채우며 갓생을 살고 있다. 육아 에세이 <달콤한 하루>를 출간했다.

"부모가 된다는 건 아이의 모든 '처음'을 함께 건너는 일이다." 55쪽
낚였다. 뭐, 슈거 파우더 뿌리듯 행복한 일상을 잔뜩 담아낸 이야기는 부러움에 은근 부아가 들썩한다. 빵 얘기는 온데간데없고 그저 예능에서나 볼법한 남의 일상은 약오른다. 남의 일상은 부러움보다는 통쾌나 내가 낫다는 위안이 있어야 제맛인데, 작가는 그걸 모른다. 책장이 홍해 가르듯 절반이 갈렸는데도 아직도 코 평수 넓어질만한 달콤하게 구워지는 이야기는 없다. 그냥 다섯 가족 절절하게 행복하다는 이야기뿐이다. 속 좀 탄다.
이 책은 총 6장, 114편의 적지 않은 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에피소드는 길지 않아서 단숨에 읽기 좋다.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 잠깐의 시간만으로 충분하다.



누군가 행복은 순간적인 감정이라서 행복한 인생은 없다,라고 하던데 작가의 일상을 보다 보면 가능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딱히 거창한 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귀여운 행동, 음식 냄새, 빵 굽는 시간, 마당의 작은 꽃 한 송이에서 찾는 소중한 가치가 행복이란 가루처럼 뿌려진다.
그럼에도 기대와 다른, 케이크도 빵도 쿠키도 아닌 아이들과 알콩달콩 구워지는 작가의 일상이 펼쳐지는 이 책은 담담하면서 편안한 이야기가 딱 읽기 좋은 양으로 이어져서 홀리듯 읽게 된다.
아이들의 귀여운 습관도, 단정한 가족의 별명도, 기다림이 있는 도서관도 등장하는 모든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화마에 두 딸을 잃은 부모가 세운 놀이터는 상상만으로도 울컥해지는 이야기다.

70쪽
책장이 넘어가는 만큼 책에서 느껴지는 냄새는 그 어떤 빵이 구워지는 냄새보다 달콤해 중독성이 강하고, 에피소드가 끝날 땐 이야기와 의미가 통하는 명언을 채집해 놓은 것 또한 맛깔나다.

163쪽
이 책은 거창한 위로는 아니지만 '지금' 행복을 찾아 헤매거나,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는 날이 지속된다면 읽으면 좋을 듯하다. 또 일상을 헐떡일 만큼 쫓고 있다면 잠시 숨을 고르게 도울 수 있겠다. 어쩌면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줄지도 모르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