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도 먹고삽니다
생활모험가 지음 / 소로소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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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붙어있는 '도'를 의심했다. 어차피 주력 생존에 필요한 주요 공급원은 있고 해도 안 해도 그만인 말 그대로 취미 정도의 수입원이 콘텐츠겠거니, 그 정도인 것을 과장하는 게 아닐까 하는 '도'의 합리적 의심.


그럼에도 회사를 안 다니는 모험은 피하고 싶지만 콘텐츠로 먹고살고픈 나의 부러움이 이 책을 피할 수 없는 이유였다.


자칭 생활모험가라 칭하는 저자는 캠핑 여행 전문 크리에이터이자 작가로 그의 경험을 토대로 글과 강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든다. <작은 캠핑 다녀오겠습니다>, <캠핑 하루>, <숲의 하루> 등을 썼다. 1인 출판사 소로소로와 네이버 인플루언서, 10만 유튜버, 인스타그램을 운영한다.


"나를 지키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하며 살아가기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기에 비로소 자유롭고 나다울 수 있다."


라며 시작하는 그의 다짐처럼 느껴지는 말이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내 자존감을 여지없이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기분이었다.


알지만 나는 선뜻 하지 못하는 일을 누군가는 거뜬히 해내는 것을 보는 일은 부러움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그래서 초장부터 기분 잡쳤다. 지질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가능성과 자유, 누구나 혹하는 말이지만 그 옆에 안정을 갖다 대면 스리슬쩍 불안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어렵다. 그래서 그의 자유 예찬이 미안하게도 곧이곧대로 와닿지 않은 건 아마도 생존은 남편이 발 벗고 나서고 있어서는 아닐까.


어쨌든 비빌 언덕이 있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 때 할 수 있는, 럭키비키한 건 아니었을까. 그냥 내 시기심인가?


읽다 보니 뭐랄까, 설렘? 그런 비슷한 감정의 느낌이 활자에 빼곡히 담겼다. 살짝 통통 튄달까? 그의 이야기는 지금 그가 하는 일에 어떤 기대가 많음을, 그래서 실수도 신나는 모험이라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여 그의 삶은 나와는 참으로 다르게 활기차다.


103쪽


생존 영역을 남기는 동물들처럼 여기저기 쓸 수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더군다나 얼마간은 책임지지도 못할 글이면서도 마구 써대는 나로선 그저 좋아하기만 한 글쓰기인가 싶어 생각이 많아진다.


게다가 그런 자신과 정직하게 마주 서보라는 그의 조언 역시 쉽지 않다. 쉰여섯에도 여적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찾는 게 마음이 편치는 않기도 해서.


"한 치의 오차 없는 완벽함보다는 정성을 다한 진심의 힘을 믿기로 한다. 내가 서 있는 이곳은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라는 걸 가끔 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이제는 뛰다가도 걷고. 지치면 잠깐 멈췄다가 적당히 외부의 에너지를 빌려 가면서 완급 조절을 해가기로 했다. 그렇게 하니 신기하게도 '다음'은 꼭 오더라." 111쪽


차안대를 차고 앞만 보고 질주해야 하는 세상에서 완급 조절의 힘을 이야기하는 그의 말에 아주 많은 공감을 하면서 언젠가 내게도 다가올 '다음'을 믿어보기로 한다.


150쪽


이 책은 완성본이 아닌 진행형의 이야기다. 그가 만들어 온 다양한 모험과 가능성 많은 콘텐츠는 계속 쏟아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뭘 해야 할지, 뭘 하고 싶은지 자신이 궁금한 이들에게 활짝 가능성을 열어주는 책이지 싶다. 평범한 생계형 출판 직장인에서 10만 유튜버가 되기까지 저자의 에피소드와 노하우를 보며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꿈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먹고사는 콘텐츠로 연결되는지,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크리에이터 입문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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