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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다루기 연습 - 임상심리학자가 알려주는 걱정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
벤 엑슈타인 지음, 김보미 옮김 / 센시오 / 2024년 6월
평점 :
살면서 이렇다 할 걱정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또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라는 티베트 속담처럼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걱정하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닌가 싶다, 면서도 그게 또 손톱만 한 걱정이 애드벌룬만큼 커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연중무휴 걱정하게 만들다 보니 이 책처럼 걱정과 불안에 대한 심리서는 새우깡도 아닌데 자꾸 손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P를 동경한 J가 분출된 것인지 무턱대고 회사를 짜르고 난 터라 그 걱정과 불안이 눈 깜짝할 새에 애드벌룬만큼 부풀어져 있는 난 요즘 더 그렇다.
저자 벤 엑슈타인은 10년 경력의 임상 심리 상담 전문가로 미국 버몬트대학, 뉴욕대학, 보스턴대학에서 차례로 심리학 학사, 사회복지 석사, 인지행동치료를 마쳤다. 그가 다양한 사람들을 상담하며 발견한 걱정과 불안을 지혜롭게 다루는 방법과 명쾌하고 실천적인 조언들을 이 책에 가득 담았다.
챕터 1은 걱정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챕터 2는 불안과 걱정에 맞서지 않고, 더 현명하고 실용적인 관계 구축 방법을, 챕터 3은 걱정을 멈추게 하는 명확하고 실행 가능한 전략 제시, 마지막 챕터 4는 앞서 제시한 기술들을 연습할 수 있도록 ‘자기 친절 self-kindness’의 중요성을 통해 자기 연민과 의지를 다독인다.
127쪽, 자신의 의심에 너무 끌려다니지 말 것
개인적으로 모든 사례가 도움(?)이 되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의심’에 관한 내용에 집안에 침입한 괴한을 상상해 내는 그의 이야기는 얼마간 유치뽕짝 한 두려움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여기가 미국이 아니라서 그랬을지도.
어쨌든 엉뚱한 상상이 걱정을 만들고 그 걱정이 두려움으로 확대 재생산되다가 결국 ‘확인’해야만 해소되는 메커니즘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는 이해된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지만.
걱정을 없애는 일을 더 노력하면 할수록 인생에서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뺏길 뿐이라고 저자는 걱정을 정복하는 일은 불가능하고 다만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더해, 일단 떠오른 생각과 감정이 사그라들 때까지 그대로 두되 삶을 좌지우지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데 이게 쉽냐고, 한번 꼬리를 문 생각은 꼬리를 물고 셀 수 없을 만큼 가지를 치는 게 현실이 아닌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자신의 중요한 가치를 향해 나아가면서 고통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가치에 더 가까워지게 하거나 멀어지게 만든다.” 141쪽, 가치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거나
142쪽, 가치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거나
어쨌든 저자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같은 합리적인 자기 선택을 조언하는데 독자가 막연하다고 느낄 것을 예상했는지 실천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으로 효과적인 해소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임상 경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관측 가능한 지표 대신 실제 적용 가능한 메커니즘을 찾는다. 걱정과 불안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과정은 무엇인지, 그것은 행동 강화로 지속되는지, 혹은 불확실성이나 잘못된 믿음 또는 추론의 오류로 결과가 좌지우지되는지, 걱정은 상상에 몰두하면서 생각과 함께 증폭되는지, 걱정은 습관적으로 자동 재생되는지 등 자신의 상태를 살펴 걱정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원인을 찾아내 걱정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걱정 해소 레시피를 만들 수 있게 돕는다.
주변인의 입장에서 사소한 게 당사자에게는 사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으로 걱정과 불안으로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덜어 낼 수 있는 자신만의 걱정 타파 레시피를 조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