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리 - 자유와 진실을 향한 외침
추미애 지음 / 해피스토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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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인 나로선 정치는 예술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썩 와닿진 않았다. 물론 선의 정치라면 다행이겠지만 한국의 정치가 언제고 그런 적이 있던가. 대부분 정치인이 펼치는 예술 따위가 내로남불식이다 보니 동전 뒤집기 마냥 선악은 그때그때 다른 게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저자가 정치인의 입장에서 정치소설을 썼다 하니 궁금했다.


이쪽저쪽도 아닌 그렇다고 회색론자라고 하기에도 정치에 갖는 관심 정도가 바닥인지라 나는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정의를 배우며 자랐다, 라는 식의 문장으로 시작하는 내용이 씁쓸하다. 바라건대 내 잘못은 없고 다 네 탓이라는 이야기가 아니길.


참 많이 억울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검찰개혁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검찰 총장의 징계가 결정되고 그 여파로 자신이 경질되는 정치적 과정이 그려지는데 두 인사의 지난한 싸움에 피로했던 일들이 다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더구나 아무 죄가 없다던 아들이 물어 뜯기는 와중에도 멈추지 않던 그 싸움은 승패를 떠나 민심이 먼저 지치지 않았던가. 그의 정치가 어쩌면 정의라고 착각한 고집은 아니었을까. 여하튼 사실을 기반한 이야기니 흥미롭긴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이 폭격하듯 퍼붓는 일방적인 감정의 발산이라면 되레 거부감이 들어 중도 편향인 사람들에게도 효과적일지 모르겠다.


36쪽, 산산조각


어쩌면 이 책은 전 정권의 안목으로 인한 국가적 재난을 맞이한 부분을 신랄하게 꼬집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 집단을 감싸자는 건 아니지만, 나는 정의고 나와 맞서는 너는 악이라는 편협한 시각이 아쉽다.


나처럼 범인의 입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당시 가장 가까이에서 벌어진 사실을 토대로 한 이야기라는 점과 검찰 조직과 총장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긴 한국 정치가 당면한 현실적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나름 의의가 있겠지만 일방적으로 그려지는 내용이 개인적으로는 좀 불편하게 느껴졌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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