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1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뮈의 대명사인 이 책을 이제서야 읽는 이유는 뭘까. 딱히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마음도 없는데 서평단 모집에 고전 작품이 올라 오면 나도 모르게 줄 서 보게 된다. 책 깨나 읽었다는 남들 다 읽는 고전을 읽지 못했다는 자책이 있나? 암튼 그동안 여러 이방인에 줄 서 보았지만 번번이 진짜 이방인이 된 것처럼 배제되더니 이 핑크의 예쁜 표지로 무장한 이방인은 나를 받아 들여 주었다.


알베르 카뮈 탄생 110주년을 맞아 출판사 책세상에서 카뮈 전집을 개정 보완해서 선보인다. 그중 첫 번째 작품은 부조리를 다룬 이방인이다. 카뮈는 이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번 작품의 번역은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에서 <알베르 카뮈론>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고려대 불문학과 명예교수인 김화영이 번역했다.


"이 고장에서 저녁은 우수에 젖은 휴식과도 같았을 것이다." 25쪽


엄마는 죽었다, 시작하는 이 소설은 화자인 뫼르소가 엄마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부터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무심히, 어찌 보면 살짝 염세주의적인 느낌도 드는데 어쨌거나 독자에게 설명하는 느낌이다.


엄마의 주검 앞에서 슬픔보다는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의 무심함은 살짝 감정이 불안한 사람으로 느껴질 정도이고, 그런 엄마의 얼굴조차 확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데다 나이도 어렴풋한 엄마가 양로원에서 죽고 마을 사람들에 둘러싸인 뫼르소는 그저 이방인이었을지도.


이런 과정은 담담하지만 꽤나 세세한 묘사 덕분에 나 역시 무겁게 짓누르는 태양 아래 얼마간 땀을 흘리며 장례 행렬을 따라 걷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척 피로해졌다.


"어차피 사람이란 언제나 약간 잘못이 있게 마련이니까." 30쪽


엄마의 장례식장을 벗어난 다음날 우연히 직장동료인 마리를 만나고, 바닷가를 거닐다 그녀와의 정사를 생각한다. 그러다 엄마의 장례를 치른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하지만 이내 정사를 선택한다. 소설은 그렇게 장례식, 바닷가, 뫼르소의 방이라는 공간에서 그를 통해 삶의 무심함이 전해진다.


"나는 창문을 열어두었는데 여름밤이 갈색으로 그을린 우리의 몸 위로 흘러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상쾌했다." 48쪽


층을 공유하는 레몽과 우연히 친구가 되고 그와 그의 정부 사이에 얽혀 들면서 발생된 긴장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결국 뜨거운 태양이 내리 짓누르는 알제리의 바닷가 해변에서 레몽과 그의 정부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로 아랍인은 뫼르소의 이마를 칼로 쑤시는 동안 뫼르소가 움켜쥐고 있던 레몽의 권총 불을 뿜었다.


한데 나는 그의 엄마 장례식이 있던 날의 태양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몇 번을 읽어야 할까.


141쪽


정리해 보자면, 엄마가 죽었지만 뫼르소는 울지 않았다. 다들 울고 있을 시간 그는 밀크커피를 마셨으며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다음날 해수욕을 했고, 좋아하는 마리와 코미디 영화를 보고 정사를 나눴다. 레몽과 얽히면서 마숑을 알게 되고 그의 별장에 갔다. 그전에 레몽은 정부를 때렸고, 뫼르소는 경찰에게 그녀가 그를 무시했다는 증언을 했다. 그리고 마숑의 별장이 있는 해변에서 뜨거운 태양을 피해 그늘진 샘을 찾았고 거기에 레몽과 그의 정부와 얽힌 아랍인을 우연히 만났고 서로 대치하다 뜨거운 태양 때문에 어지러워 총을 쐈다.


근데 뫼르소는 살인죄로 기소되었고, 감방에서 몇 달을 사는 동안 익숙해졌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솔직히 살인이라는 사건의 중심에 엄마의 장례식에 오열하지 않은 비정한 아들이라는 관습적 태도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사형당하는 이야기가 난데없고 황당했다.


죄를 짓고 신에게 의지하고 나 뉘우치는 낌새가 없다 해서 극악무도한 살인자로 선고하는 일련의 과정은 평범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배제와 제거는 아닐까.


이 책은 솔직히 읽는 내내 어려웠다. 소설의 맥락을 어찌 바라봐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검사는 뫼르소에게 반사회적인 살인자라며 사형을 구형하는데 뫼르소는 이걸 또 무미건조한 현상처럼 받아들인다. 도대체 적응이 안 된다.


보통 평론가나 독자는 카뮈가 이 소설을 쓴 시점이 공산당을 탈당한 이후라는 점에 주목한다. 카뮈는 22살에 은사의 권유로 입당하지만 부당한 명령에 반발해 탈당해 버렸다고 한다. 이후 전체주의에 대한 반항과 자유로운 사상을 펼치면서 인간소외와 부조리에 대한 집필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아무튼 짧은 식견으로는 참 어려운 소설이라서 이런저런 서평으로 도움을 얻었다. 그중 아주 훌륭한 서평을 찾았다.


yes24 알키온 블로그 https://blog.yes24.com/document/17895959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