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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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우연히 방문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눈물 콧물 찍어내며 감동과 희열을 경험하게 했다던, 게다가 관람하고 나서 개미지옥처럼 오페라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만든 오페라가 어떤 작품이었을까 심히 궁금하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한 문화콘텐츠 전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이서희는 <방구석 뮤지컬>,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 등을 펴냈다.


12쪽, 오페라 용어 해설



오페라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용어부터 친절하게 담았다. 프롤로그를 읽으며 오페라가 문학이 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 오랜 시간 전, 위대한 문학가들의 글이 오페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지만 보통은 성악 정도로만 이해했는데 아차 싶다.


개인적으로 나와는 수준이 다른 어려운 예술로 여겨 오페라의 '오'자도 이해 못 하는 문맹 수준이라서 그 깊이를 알 수 없으니 이 책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라는 '피델리오'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그만의 인문학적 해석이 곁들여져 소개하는 25편의 서사가 남다르다. 특히 친절하게도 각각 QR코드를 통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46쪽, 긴 기다림이 빚어낸 고결한 사랑: 율리시스의 귀환

https://youtu.be/Jk_MceHbzeM?si=_U7vIfmu1RclrRSv


그나마 좀 익숙한 율리시스의 이야기는 소설과 영화로 수많이 회자되면서 율리시스에 초점이 맞춰있지만, 오페라는 페넬로페의 고결함과 정숙함에 초점이 맞춰 있다는 저자의 설명을 읽고 나니 느낌이 새롭다.


베토벤, 헨델, 모차르트 같은 음악가들의 이름이 등장하니 더 흥미로운데 오페라라고는 단 한편도 본 적이 없는 나로선 그나마 제목이라도 들어본 <피가로의 결혼>이 로맨스뿐만 아니라 모차르트가 신분사회를 대놓고 비판하는 작품이었다니 더 빠져든다. 구구절절한 미니와 래머레즈의 사랑을 노래한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의 서사는 활자로 읽어도 짜릿할 정도다.


204쪽, 피로 얼룩진 욕정의 춤

https://youtu.be/BNUZsl3XBEY?si=Kj5eT39KOSNlGVGk


피로 얼룩진 사랑의 욕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살로메의 이야기는 목이 잘린 요한의 목을 들고 그의 입술에 키스를 퍼붓는 장면이 그대로 상상이 돼서 그로테스크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 궁금해 QR코드를 찍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연기하는 살로메의 심정은 어떨까.


중국 공주 투란도트의 사랑 이야기를 완성하지 못하고 푸치니는 세상을 떠났고, 그의 제자인 알파노가 완성해 현재까지 독특한 색채의 오페라로 사랑받는 작품이라는 저자의 설명 역시 작품을 감상한 사람이라면 애정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싶다.


국립 오페라단의 공식 추천도서이기도 한 이 책은 작품의 줄거리를 쉽게 요약해 어렵다고 느꼈던 오페라를 친숙하게 만든다. 또 등장인물들이 노래하는 가사와 서사에 얽힌 내용을 인문학적으로 설명과 저자의 해석을 덧입혀 읽는 내내 흥미로움이 식지 않게 한다. 거기에 궁금증을 참지 못한 작품은 QR코드로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은 몇 번 보긴 했어도 솔직히 오페라는 아예 생각도 안 했던 장르다. 한데 이 책으로 극장에 가지 않고 방구석에서도 오페라가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어쩌면 반음 정도는 지적 수준이 높아졌을지도. 그리고 더 이상 방구석에 있지 못하게 극장으로 등 떠미는 느낌도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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