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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으로 있어줘
고니시 마사테루 지음, 김은모 옮김 / 망고 / 2023년 9월
평점 :
일본 제2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1965년 생으로 환갑이 코앞인 나이에 미스터리 작가로 등단했다는 그의 이력이 눈에 띈다. 은퇴하고 글쓰기에 도전하려는 사람에겐 등불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명탐정과 할아버지의 상관관계는 뭘까? 명탐정이 궁금하다.
뭐랄까 상상 혹은 기대했던 하나의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추리하며 풀어 나가는 형식은 아니다. 사건의 치밀한 전개와 숨막히는 해결이 펼쳐진다기보다 손녀와 할아버지 사이에서 주고받기 위해 사건이 만들어지는, 살짝 흥미 위주의 미스터리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할아버지의 치매성 환시가 양념처럼 곁들여져 긴장감이나 무겁다는 느낌이 덜하다.
277쪽
자아내면 스토리고, 세상 모든 일도 스토리며, 지어낸 일이기에 아름 답다지만 자고로 명탐정이 등장하는 미스터리는 손에 땀을 흠뻑 적셔야 맛일텐데 할아버지 명탐정은 그냥 따뜻해서 오히려 차분해진다. 미스터리의 전개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상상으로 풀어나가는 형태로 각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데, 손녀가 스토킹을 당하는 부분으로 이어지는 건 좀 갑작스러웠다. 전체적으로 느슨했던 부분에 부자연스러운 긴장감이랄까?
개인적으로 미스터리 매니아가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취향이 저격당한 느낌은 아니다. 그럼에도 얽히고 섥힌 사건을 따라가야 하는 복잡한 추리물이 아니라서 좋다. 편안하게 읽다보면 푹 빠져든다.
그런데 완전 개인적인 어려움이긴 하지만 작다! 작아도 너무 작다. 이렇게 작은 글씨라니. 거스를 수 없는 생애주기 탓에 노안을 관통하고 있는지라 미간에 주름을 잡고 읽어야 해서 쉽지 않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