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이정영 지음 / 북스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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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얼마든지 그런 하루는 있을 수도 있죠,라고 대답하고 싶어지는 제목이다. 치열해야 하루 잘 살아냈다고 자족하는 일상이 순간 조금 느슨해져도 위안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읽고 싶어졌다.


"관계라는 건 늘 생각을 거듭하고 배워 나가야 하는 과제 같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는 없겠고, (…) 내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사람에게 좀 더 다정한 계절을 선물해야겠다." 59쪽, 달빛을 머금은 마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그의 담백한 문장가 적절한 마음이 담긴 사진에 빠져들 듯 단숨에 읽었다. 더해 이런저런 치받치는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도 한다. 한편 느린 것이 좋아, 어르신이 많이 사는 동네를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과 좋아한다던 생명을 소생 시키는 그의 계절과는 어색하지만 나름 또 어울릴 수도 있겠다고 느껴졌다.


나무 가지치기에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솎아낼 줄 아는 작가의 혜안이 부럽다. 삶을 열심히 살라는 작가의 조언에 이미 50년 넘게 열심했어도 여전히 열심하여야 하는 내 삶을 돌이키다 보면 속상해지기도 했다. 이젠 열심히 말고 그만 적당히 살고 프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산 건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묻고 나니 가슴에 헛헛한 바람이 한가득 담겼다. 읽다 만난 너무도 편안하게 널브러진 고양이처럼 책도 그렇게 편안하게 널브러지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사람은 결국 사람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 116쪽, 유예 기간


문득 드는 생각은 작가 스스로 나보다 남을 더 위한다는, 나도 이만큼은 아련하고 고달프다고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독자에게 전하고 있는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226쪽, 담백한 바람


그의 일상적인 글과 사진에서 섬세하고 다정한 사람임을 느끼게 한다. 모두에게 하릴없이 그러면서 조급하지 않고 편안한 그냥 그저 그런 하루를 선물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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