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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8월
평점 :
안 그래도 회사는 영혼을 두고 나가야 하는 곳인데 거기에 빌런까지 있다면 그것만큼 난제가 어디 있을까. 그런 오피스 빌런 퇴치에 관해 속 시원하게 해결법을 제시한다는 저자는 매월 30여 개의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의 정신건강과 재해 예방 할 정도로 활발하게 사람들의 '정신'을 챙기고 있다고 한다.
빌런의 소굴이 일본이긴 하지만 그게 뭐 국적을 가릴 것 같지는 않지만 저자는 일본에서 우울과 발달장애를 중심으로 진료하면서 사람들이 '대충 웃고 대충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하… 시작에 성가시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손절이 아닌 그 빌런의 맥락을 이해하고 내 생각과 행동을 바꾸라니… 공감하기 쉽지 않지만 어쨌든 저자가 실제 효과가 있다니 일독해 보기로 한다.
뒷담화 만렙인 사람, 유아독존인 사람, 밥 먹듯 갑질하는 사람, 막무가내 요구하는 사람, 책임 떠넘기는 사람으로 저자가 주목한 '오피스 빌런 5가지 유형'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우리 주변에 즐비한 빌런을 다 모아놨다. 이런 빌런이 나타나면 공습경보를 울리느라 급급했다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내가 빌런이었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유형들은 마스크로도 해결 안 돼서 거리 두기가 답이라는 저자의 말에 살짝 마상 입었다.
"그들은 어쩌다 눈에 들어온 사람을 표적으로 삼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보기에 만만하고 여간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사람, 즉 문제 삼지 않을 만한 사람을 선별합니다."31쪽, 빌런들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면
섬뜩했다. 학폭에서나 들을 법한 이야기를 자기계발서에서 보다니. 저자는 빌런들의 표적은 다름 아닌 '착한 사람'이라며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의 행동 교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데 그 방법이라는 게 첫인상부터 범접하지 못하게 시크하게 선을 긋는 게 필요하다고 하는데 회사 막내라면 그게 가능해?라는 삐딱한 마음이 들었다.
71쪽, 싹싹하지 않지만 일은 제대로 하는 사람
스스로 털어놓는 TMI, 타인의 물건을 스스럼 없이 사용하는 사람 등 오피스 빌런은 그들만의 신호가 있으니 잘 탐지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타인의 말을 백 퍼센트 믿지 말고, 상하관계를 떠나서, 그들의 말에 일희일비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자신이 상처받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파트 3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대놓고 MZ 세대의 나이 어린 빌런을 꼽는다. 꼰대의 입장이 아닌 상사와 관계뿐만 아니라 부하직원과의 관계로 힘들어 하는 부분도 다루는데 흥미롭다가 답답함도 든다. MZ 세대가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관심과 관찰로 상하관계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결국 비위 맞추라는 얘기 아닌가?
120쪽, 지적하지 않으면서도 내 말을 듣게 하는 법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사람은 대부분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뭐든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은 고집이 세고 자신과 다른 생각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을 진행해서 성공한 경험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의견과 생각을 경청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자기 방식이 정해져 있어서 그 외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143쪽
이 책은 오피스 빌런은 멀리하는 게 상책이지만 사내에서 자신의 평가와 일을 더 크게 키우고 싶지 않을 때 참고하자는 내용이 강하다. 그래서 그런지 얼마간은 상투적이고 뻔함도 많다. 한 번에 확 바뀌어서 빌런의 보복을 당하지 말고 조금씩 변화를 통해 빌런이 더 이상 무례할 수 없게 만들라는 조언들과 부득이 하게 빠져 나올 수 없어 수면장애나 심신에 반응이 나타나면 참거나 노력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으라고 방법을 제시한다.
솔직히 정신적 안정을 위해 참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많아서 나랑은 좀 안 맞는 처방이다. 나는 빌런은 무찔러야 직성이 풀린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