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조지 밀러 감독, 샤를리즈 테론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1. 맥스. 끝없이 방황하고 추격 당하는 인간. 잡히면 흡혈당하는 중간자이자 그토록 혹독한 삶임에도 맹종하지 않고 굴복하지 않는 아나키스트의 면모를 지닌 자. 과거 동족들의 죽기 전 모습이 수시로 머릿속 환상으로 떠올라 정신분열증을 겪는 인물.

2. 퓨리오사. 타락한 집단에서의 탈출자. 출애굽기를 연상시키는 그의 모험. 어쩌다 임모탄의 휘하에 들어갔는지, 그것도 사령관이라는 직위를 얻게 됐는지 그 배경에 대해선 알 수 없으나 어쨌건 그들의 세계에 몸담고 있던 한 명의 여성이자, 한 명의 인간.

3. 눅스. 만들어진 환상에 잠식된 자. 수장의 신임을 얻고 그 결과로써 발할라에 이르고자 임모탄이 규정지어준 악에 맞서 자신의 모든 걸 걸고 투쟁하는 인물. ‘했던‘ 인물. 뒤에 가선 퓨리오사 일행 중 한 여인으로부터 모성과 사랑을 느끼고서 끝내 환생하는 인간.

4. 임모탄. 타락한 집단의 수장. 불멸하는 존재라고 스스로를 사칭. 다른 관점으로 ‘불멸‘을 받아들이자면 어쨌건 시공을 초월해 끊임없이 ‘부활‘하는 군상. 신화적 의미를 빌려 끝내 역사로 남겠다는 뜻에서 불멸을 사칭했는지는 불분명하나 끝에 가선 결국 대자연 앞에 죽고마는 나약한 인간들 중 하나.

5. 기타리스트. 빨간색 중에서도 극단적으로 새빨간 옷으로 몸을 치장하고서 두 눈은 어디가고 없는지 광기어린 손으로 연주를 해대며 이탈자를 광폭한 노래로 짓누르는 인물. 타락한 사회의 오르페우스라 칭한다면, 옳은 지적일까?

6. 피주머니라는 설정. 왜? 외양이 다를지언정 결국 같은 피를 공유하는 동족임을 말하고 싶었을까?

7. 모든 문학과 영화가 그렇듯, 그 누가 보던 자기식대로 해석 가능한 이야기들. 우리 사회의 임모탄은 누구일까? 모순이 중첩된 내 속을 비롯한 우리 사회 속에서 결코 멈추지 않을 이탈과 추격. 그리고 순환. 숙명.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수축 혹은 확장.

8. 선한 사회주의와 악한 사회주의, 선한 페미니즘과 악한 페미니즘이 있다면 악한 페미니즘이 선한 사회주의를 집어삼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들로 삶을 이어가던 때인 오 년전 쯤의 별점은 넷. 현재, 다섯.

9. 대동단결. 끝내고 싶을 정도로 지독한 추격. 부디. 제발 단결. 제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22-03-3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이 영화 극장에서만 두 번 봤습니다. 정말 끝내주는 영화였는데......

개똥이 2022-03-31 19:41   좋아요 0 | URL
최근 곰발님 글 읽고서 다시 본 건데 감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