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소멸
한동일 지음 / 그린스트로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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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이라는 말은 일상적으로 사라져 없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세상에 온전히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게 가능할까?

과학법칙에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물질이 사라져 없어지면 에너지로 바뀌고 그 총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음이 물로 바뀌든 물이 수증기로 바뀌든 그 에너지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이 소멸한다는 것, 죽어서 한줌 재가 되거나 흙에 묻혀 썪어가도 인간의 몸을 이루고 있던 에너지는 다른 것으로 변화하더라도 그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소설은 제목 자체가 청춘의 소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가지 옴니버스 형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 도시인으로서 청춘을 불사르며 공부를 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연애를 해가는 삶 속에서 도시라는 거대한 괴물에 자신의 청춘을 고스란히 빼앗기고 외로움과 소멸의 허탈함만을 남기고 도시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도시인의 회한을 그리고 있다.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한 소녀의 음모로 함정에 빠져 명예와 인생을 빼앗기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한 화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편협하고 남을 가볍게 낙인 찍으며 살 수 있는지와 언론과 대중심리의 어두운 부분들을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한 완벽주의적 성향의 작가가 자신의 첫 소설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시련과 좌절을 통해 사회 초년생들이 겪을 수 있는 꿈과 현실사이에서의 갈등 등을 드러내고 있다.

한 인간이 도시의 삶을 통해 자신의 청춘을 온전히 소모하였으나 지나고 보니 몸은 병들고 주변 사람들은 사라지고 직장마져 위헙 받는 등의 상황에 서면 청춘이 그냥 부질없이 소멸되어 버렸다는 허탈함도 들 것이다. 그런데 그저 청춘이 그냥 소멸되어 버린 것일까? 소멸될 청춘도 없었고 소멸된 청춘도 없었던 건 아닐까? 그냥 삶을 살아가는거 그게 인생 아닐까? 소멸되고 보존되는 그 무엇이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저자는 유도한 것일까?

여하튼 세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통해 그 내면 심리 묘사와 사회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는 짧은 문장들로 속도감 있게 써내려간 약간은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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