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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사냥
차인표 지음 / 해결책 / 2022년 10월
평점 :
欲, 욕망, 탐욕!
어찌보면 인간은 무욕의 상태로 태어나 자라면서 갖은 욕망에 끄달리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나이 먹어 죽음에 가까워질 수록 그 욕망을 조금씩 내려놓다가 결국 다시 무욕의 상태로 돌아간다.
인간의 생노병사에 대한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방편으로 어떤 이들은 자신의 참모습을 깨달아 버리고 내려놓는 삶을 사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자신의 부를 이용하여 과학과 의료 등의 도움으로 욕망을 욕망으로 채우며 살기도 한다.
인간의 욕망의 민낯을 처절하게 드러내고 욕망을 채우기 위해 어디까지 잔인하고 이기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욕망을 채우기 위한 인간군상들의 추접함 속에서 생명존중의 인간성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대비시켜 인간스러움을 지키며 사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끔 화두를 던져주고 있는 소설이다.
1902년 강원도 통천에 사는 어부 박덕무와 아내 임씨, 딸 영실, 아들 영득, 욕망의 화신 공영감
서기 700년 강원도 통천에 사는 열살 소년 공랑, 점쟁이 할머니 서씨, 조씨 등 욕망의 구렁텅이로 뛰어든 마을 사람들
암컷 인어의 기름, 특히 어미 인어의 기름, 생명주머니...
이것이 불로장생을 가능케 해준다는데...
"당신은 먹겠습니까?"
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으며 어려운 사정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모두가 자신의 사정이 가장 급박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인어의 기름을 얻어 병을 고치고 오래오래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 과연 누가 인어의 기름을 먹고 불로장생의 삶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러한 삶은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반은 인간 반은 물고기인 그리고 인간과 같은 사고와 감정을 가진 인어는 인간인가 인간이 아닌가? 설령 인간과 다른 동물일지라도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잔혹하게 다루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는 저자...
그리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인간의 탐욕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생명존중 그리고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계를 고민해보게 만드는 많은 메시지들을 던져주고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읽기 시작해서 손에서 놓지 못하고 오후에 완독한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