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아가
이해인 지음, 김진섭.유진 W. 자일펠더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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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해인 수녀님이 성직자로서의 삶 속에서 자연과 고독, 사랑과 기도, 그리고 그 모든 것 속에 숨은 은총의 빛을 담아내고자 애쓴 진심을 담아낸 시집입니다.

특히 한글과 함께 영문으로 담아낸 시들은 언어의 벽을 넘어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의 깨달음을 전달해주는 좋은 개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자연, 사랑, 고독, 기도의 주제로 써내려간 시들은 자연을 통해 배운 깨달음, 신과 자연에 대한 사랑 등을 소박하면서도 신과 자연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을 고스라니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 소녀들에게라는 제목의 시에서는 이 소녀들이라는 것이 수녀님 들이 운영하는 보육원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런 보육원에서 생활했던 소녀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카톨릭에서 운영하는 학교에 다니던 소녀들을 이야기하는지 아니면 성직자가 되기 위해 속세를 떠나 수녀라는 신분을 얻은 성직자들을 이야기하는지는 모르겠지만 ...

헤어지고 나면
금방 다시 보고 싶은 그리움으로
너희의 고운 이름을 불러본다
.
.
.
작은 일에도 감동하고 눈물 흘릴 줄 아는
따뜻함을 다시 배운단다
아직은 어둠을 모르는
그 밝은 웃음과 순결한 눈빛으로
부디 우리에게 힘이 되어다오

지혀와 성실의 기름으로
등불을 밝히고 우리를 이끄는
작은 길잡이가 되어다오
.
.
.
사랑하는 소녀들아
밤하늘의 별들처럼
먼 데서도 우리를 비추어주는 너희
항상 꿈을 잃지 않는 너희가 있어
오늘도 기쁘단다, 우리는
새롭게 길을 간단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도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린아이 같아져야 한다고 이야기하셨듯이 순진무구함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진리의 모습, 즉 하나님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 아닌거 생각해본다.

좋고 싫고, 선하고 악하고 등의 분별이 없고 오직 배고프면 울고 즐거우면 웃는 순진무구함...

인간이 온곳이나 갈곳이 결국은 분별이 없는 그곳 즉 하나님의 세상이기에 세상에 이제 막 모습을 들어낸 어린 아이의 모습은 그곳의 모습 즉 하나님의 모습을 닮아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순진무구함에 어른이라는 세상에 좀더 일찍와서 이것은 옳고 이것은 틀리다는 이것은 선이고 이것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분별의 세계를 당연한 듯 믿고 하나님의 세계와 이미 멀어져 버린 인간들이 가장 하나님을 닮아 있는 그 존재들에게 마치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이 진리이고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인양 가르치고 주입한다.

그렇게 하나님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온 어린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분별의 세계 속에서 병들어 가고 그렇게 하나님의 세계에서 멀어져 간다.

이 시를 읽으면서 그래도 아직은 하나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을 찾고 희망을 찾는 저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어린아이와 같아지라던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시들을 필사하면서 그냥 시를 읽어내려 갈때는 지나칠 수 있었던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릴 수 있어 좋았고 그만큼 시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성직자가 쓴 시라서 였는지 시어 하나하나에 순고함과 간절함이 담겨 있어 읽는내내 내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도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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