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기계와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많은 부분을 기계 등이 대신함으로 인해 여가시간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여가시간을 풍요롭게 보내는 방법의 하나로 그림 감상을 제시하고 철학적 심리학적 관점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그리고 나를 대신하는 문물의 발달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에 대해 감상이라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이 느껴야 하는 것이기에 실존적 차원에서도 그림 감상은 인간의 권태를 해소하는 방법도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예술심리학... 객관적 이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미술이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할때 인상파니 입체파니 등 시대별로 나타난 사조를 제시하고 각 사조들의 특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독특하게 이러한 사조들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 특히 회화 작품이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하여 우리에게 인식될때 느끼게 되는 감상 등을 과학적 심리적 이론으로 해석하여 왜 그렇게 느껴지는지 그런 작용들을 작가들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감상자들은 이러한 것들을 감상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책에 나온 심리학적 용어들은 책을 다 읽었지만 처음 접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책을 덮으니 그 용어들이 기억이 나지 않아 일일이 다시 찾아보며 서평을 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일지라도 저자가 작품들과 함께 용어에 대한 해설을 쉽게 풀어 놓고 있어 그 뜻을 이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과학적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회화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됨으로써 어느 사조의 작품이든 아니 앞으로 나타날 새로운 풍의 작품이든 상관 없이 작가의 의도와 작품이 말하고 있는 것을 스스로 유추해 볼 수 있는 힘을 키웠다고 할까...하여튼 책을 완독하고 나니 작품 전시회에 찾아다니고 싶은 열망이 생겨나는 것을 느낀다. 뭔가 이제까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림을 보고 거기에 대한 해설을 보고 그런가보다 하던 수준에서 이제는 해설을 보지 않고도 내 나름대로의 감상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것 같다.그리고 하나 더 느낀 점을 추가하자면 예술이든 문학이든 철학이든 상관없이 그 발전 단계는 비슷하다는 것을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느꼈다.철학적으로도 깨달음이 오기 전에는 현상에 매달리고 그것이 답인 양 이래저래 말을 한다. 그러다 첫 단계 깨달음이 오면 진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을 불가에서는 공에 빠진다! 공에 집착한다!고 한다. 이제부터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전부 부질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말이 없어지고 자꾸 공의 세계로 들어가려고만 한다.이제 이 단계를 넘어서면 본질이 현상이고 현상이 본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즉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이제부터는 거칠게 없다. 있는 그대로가 진리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뭐가 걸릴게 있겠는가. 회화 작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처음엔 있는 그대로를 잘 묘사해 내다가 어느 순간 현상이 우리가 느끼는 그 현상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제부터는 최대한 우리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피하려 한다. 그러다 거칠 것이 없어지는 단계가 온다. 자신이 느끼는데로 표현한다.감상은 감상하는 사람의 몫이다. 감상의 결과가 작가의 생각과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각자가 느끼는 그대로가 그 작품에 대한 각자의 몫인 것이다.내 생각에는 이 책도 결국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것도 나의 감상평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 책에서 받은 나의 감상이다.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예술 작품을 나만의 방식으로 감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감상의 기본을 채워줄 수 있는 책으로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