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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파도 다스리기 - 소란한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365가지 삶의 지혜
덩 밍다오 지음, 김희균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1월
평점 :
성난 파도 다스리기! 우리의 삶, 우리의 마음은 파도와 같다 출렁출렁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요동치고 고요했다가 해일같은 엄청난 파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기뻤다가 슬펐다가 사랑했다가 미워했다가 좋아했다가 실증내다가 이러다가 저러다가 그래서 마음을 다잡으려고 굳은 결심을 했다가 작심삼일이 되기도 하고...
성난 파도 다스리기! 분명 성난 미친 망아지 같은 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말하는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펼쳤다.
참 재미있었던건 이 책의 구성이었다. 겨울, 봄, 여름, 가을로 장을 나누어 겨울 장에 92가지, 봄 장에 92가지, 여름 장에 90가지, 가을 장에 91가지 총 365가지 단어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모든 단어의 주제들이 주역, 도덕경, 장자 등 동양고전에서 가져온 주제들로 삶의 의미와 진리, 참나 그러니까 진여 그러니까 나의 본 모습, 이 세상의 본 모습을 찾아가고 진리에 입각한 삶의 모습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역 등 고전들을 그 자체로 읽는 의미도 크겠지만 동양고전을 초심자가 읽고 깨달음을 얻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고단한 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동양고전들이 결국 이야기하려고 했던 의미들을 365가지 주제에 녹아내고 각 주제들을 옛 감성이 아닌 현대를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놓았다.
그런데 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니고 겨울, 봄, 여름, 가을인가 겨울은 모든 것들이 힘을 비축하고 응축하여 춥고 어두운 시기를 견디며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자신을 정비하는 계절이다.
겨울 이 시련의 시기를 어떻게 힘을 비축하고 자신을 단련시켰는지에 따라 다가올 봄에 그 드러남에 차이를 나타낼 수 밖에 없다. 즉 만물이 소생하고 자라는 희망의 봄날은 시련에 몸부림친 겨울이 있었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이 겨울을 시작점으로 잡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이 책은 겨울 장의 첫번째 그러니까 이 책의 가장 처음 주제를 始(처음 시, 비로소 시)로 시작하여 겨울의 응축의 힘이 모든 것의 시작임을 알리고 있다. 명리학에서도 봄을 의미하는 木 기운의 亥卯未 삼합의 시작인 장생지를 亥 즉 겨울의 시작점으로 잡고 있다. 즉 겨울의 초기부터 봄은 자신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마지막 주제인 365번째 주제는 新生 즉 새로운 탄생으로 끝을 맺고 있다. 주역의 64괘 중 가장 처음 괘가 하늘을 나타내는 乾괘로 시작하고 63번째 괘가 완성을 의미하는 수화기재괘 마지막 괘인 64번째 괘가 미완성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화수미재괘로 끝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동양철학은 세상이 시련을 딛고 일어나 최상의 상태에 이르렀다가 다시 쇠퇴하고 다시 생성되는 순환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365가지 주제 하나하나가 동양철학의 정수를 담고 있고 진리와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인 명상에 대하여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책 자체의 구성에서도 주역 등 동양철학의 의미를 듬뿍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정독하는 것도 좋겠지만 아침에 일어나 하루의 운세와 오늘 명심해야할 말씀을 찾아본다는 생각으로 아무 곳이나 펼쳐서 해당 주제부분만 읽고 그날 하루에 그 가르침을 실천해 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