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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2월
평점 :
염라대왕이 판사, 소크라테스가 변호사인 연옥의 재판장...
법과 도덕의 관계, 착한 사마리아인 법, 형사법과 민사법, 죄형법정주의, 소급효 금지의 원칙, 고의와 과실, 미필적 고의와 인식 있는 과실, 인과관계, 정당방위, 긴급피난, 심신상실, 기대가능성 등 위법성 조각사유와 책임 조각사유, 무죄추정의 원칙, 미란다 원칙, 증거재판주의,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 함정수사, 일사부재리의 원칙 등 형법총칙과 형사소송법 기본 원리에 대한 내용들...
사적 자치의 원칙, 사적 자치와 예외 등 민법총칙의 내용 그리고 증거에 대한 내용 등 증거법의 기본 원리 등을 성냥팔이 소녀, 피리부는 사나이, 봉이 김선달, 양치기 소년, 장발장 등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의 주인공을 불러들여 그들을 재판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동화 등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의 내용에 법이론을 접목시켜 22가지의 상황을 만들고 이를 재판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법이론을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저자의 아이디어에 일단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다소 따분할 수 있는 법적 지식을 재미있는 이야기 책을 읽듯이 읽어나갈 수 있도록 배려한 점 또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형법, 민법 등 법적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읽는 것 같이 부담이 없는 책이고 법을 공부하려고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딱딱한 이론서들을 접하기 전에 기본 원리를 부담없이 터득할 수 있는 책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이고 법을 공부하여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법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과정에서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듯이 이 책의 내용 정도의 법적 지식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으로 아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가지 더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번 대통령의 위헌적인 비상계엄과 탄핵과정에서 보았듯이 국가의 최상위법이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법인 헌법을 국가의 지도자나 국회의원들 중에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참으로 놀랐었는데 저자가 헌법에 대해서도 이 책과 같이 이야기로 풀어내어 알기쉽게 책을 만들어볼 생각은 없는지에 대한 것이다.
도진기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는게 좀 부끄럽기도 했다. 그의 수많은 책들 중 읽어본 유일한 책이 이 책이라니... 그래서 바로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도진기 작가의 책을 싸그리 넣어놨다. 차근차근 다 읽어봐야지...
판사와 변호사라는 직업이 법관련 추리소설로 그를 이끌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글은 법조인이라기 보다는 천상 작가였다. 위트 있고 창의적인 표현력... 읽는 내내 푹 빠져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재미와 법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지는 기회를 가져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