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왕국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 김영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대 한국 역사를 다루는 많은 책들을 읽어봤지만 대부분이 제3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역사서들이었고 특히 일제시대때의 역사를 읽는다는건 항상 유쾌하지 못한 경험들이었다.

삼국시대든 통일신라든 고려든 조선이든 모든 왕조가 멸망한 이유는 똑같다. 권력층의 부정부패와 신분차별의 문제들... 똑같은 이유로 똑같은 실수로 파국을 맞이한다는 것은 결국 역사를 통해 깨닫지 못한 이유일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일맥상통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해방 이후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못한 결과들이 해방 8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오히려 친일이 잘한 일인양 치부되고 전도되는 피눈물이 흐를 정도의 고통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이 빌어먹을 시기에...

조선의 마지막 왕조의 일원이었던 의친왕 이강의 시점에서 1890년부터 1919년 사이에 이 조선땅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역사적 사실에 바탕하고 약간의 허구가 가미된 소설로 써내려간 이 책이 소중한 가치로 다가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의친왕 이강의 숨어 살 수 밖에 없었던 어린시절, 부친인 고종과의 만남, 을미사변, 아관파천, 3.1만세운동 등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사건들, 그리고 미국유학생활과 독립운동 참여 등 의친왕 이강의 시점에서 바라본 구한말 격동기의 사건들을 바라본다.

고종이나 흥선대원군, 순종, 명성왕후 등 구한말 역사적 중심에 서있었던 사람이 아닌 약간 비켜서 있었던 의친왕 이강의 시점에서 바라본 세상...

6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소설책이었으나 첫장을 펴들고 마지막장을 넘길때까지 손에서 놓지 못했다. 수많은 역사서를 읽을때보다 더욱 사실적으로 역사를 느낄 수 있었고 그 격동의 세월속에 있었던 한 인물이 되어 바라보는 조선의 모습이 소설의 한가운데로 나의 의식을 집중시켰다.

의친왕 이강, 김란사 등 잘 알지 못했던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내가 잘 산다고 남의 의사에 상관없이 남에 인생에 끼어들어 간섭하는 것, 내 나라가 잘 산다고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는 짓들이 얼마나 무서운 폭력과 같은 것인지 느끼고 일제가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에 일조했다는 등 노예근성에 찌들린 황당무개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깨달음이라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서평을 마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