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아내는 청주에 가고, 19일 일요일 아침에 산에 가자는 아이들의 성화에 잠에서 깼다.
작년후반부터 아들들과 민둥산,청량산,주왕산,백덕산,치악산등을 다녔었는데, 올해는 가질 못했다.
재빠르게 점심밥으로 유부초밥을 싸서 단양으로 출발하였다.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에 오르는데 가장 가까운 어의곡코스를 택했다.
작년에 천동계곡쪽으로 오르다가 시간이 없어 그냥 왔었는데, 이번엔 끝까지 가려나...
주차장에 차를 놓고 오르는데, 철쭉이 피기전이라 사람이 많지않아 좋았다.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하면서, 난 평생 잊지못할 장면에 계속 마주하게 되었다.
세아들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하면서 배꼽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 합창소리에 나도 놀라고 받는 사람들도 놀라는 풍경이 펼쳐졌다.
아들들에게 내가 시킨것도 아니고 누구한테 배웠나 물었더니, 그냥 하고 싶었단다. ㅋ ㅋ
나는 그냥 뒤에서 겸연쩍게 웃으며 따라가고 아이들은 목청은 계속 커져만 간다.
산에서 내려오는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나도 자식덕분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오이,사탕 쵸코렛등을 사람들이 기특하다고 줘서, 갑자기 앵벌이 시키는 아빠가 된것 같았다.(농담 ㅋ ㅋ)
내가 너희들의 아버지인것이 너무 이해가 되지않았다.
저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아이들이 내 아들들이란 것이 너무너무 자랑스러웠다.
달산이가 며칠 몸살을 앓은 뒤끝이라 힘들어해서 가운데쯤에서 점심밥을 먹으며 계속 오를것인지에 대해 토론을 했다.
동생들의 강력한 요청에 다시 오르기 시작했는데, 나만 자꾸 뒤쳐진다.
진별이가 체력이 좋아졌는지, 무척 잘 올라갔다.
힘든 계단을 오르고 멋진 조릿대 오솔길을 지나니, 환상적인 능선이 나타났다.
이곳에 오르지 않았다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지 못했을텐데...
한국의 알프스같이 정상부근의 대평원이 너무 아름다워 우리 모두는 감탄사만 연발하였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힘들고 짜증스러울때 지금 이곳을 생각하자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가슴 깊숙히 풍경을 담아놓고 하산하는데, 다리가 아파서 아이들에게 짐만 되었다.
돈이 없는 아버지인 관계로 저녁밥과 목욕탕을 놓고 투표를 해서 맛있는 저녁밥을 먹기로 결정했다.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고 집으로 오는데, 몸은 피곤하지만 너무 행복하고즐거운 하루였다.
내가 나중에 죽으면서 이 아이들과 헤어질때, 반드시 생각날 잊지못할 하루였다.
내가 교수를 포함한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한것이, 아마도 이 아이들과 매일매일 부대끼며 살으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
너무나 부족한 아버지가 이세상에서 최고인줄 아는 사랑하는 아들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너희들이 바로 나의 스승이다.........
너희들이 내 아들들로 와줘서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