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조심 웅진 모두의 그림책 7
윤지 지음 / 웅진주니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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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활발하고 활기찬 사람보단 소심하고 나서길 꺼려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나 역시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나는 내 성격이 싫었고, 고치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지만 지금은 받아들이고 산다.
소심한 성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

다들 밝고 활기차고 사교성 있는 성격이 좋다고 말하는데,
그런 성격이 아니라도 잘 살 수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다행히도 이번에 접한 동화책은 그런 말을 해주고 있었다. 

천적이 나타나면 등 뒤에 있는 소라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소라게.
동화작가 윤지는 이런 소라게의 특성을 동화에 맞게
부끄러운 일이 있으면 숨어버린다는 설정으로 바꿔놓았다.

<마음 조심>의 주인공인 소라게는 정말 정말 소심한 친구이다.
큰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고, 남들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도 사람들에게 치이기만 하고.

소라게의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겨우 포크를 땅바닥에 떨어트리는 소리에 모두 놀라 숨어버릴 정도이다.
소라게 역시 자신의 이런 성격을 잘 알고 있고,
자기 자신이 이상한 건 아닐까 고민한다.

그런데 뭐 어쩌겠는가.
소심한 성격인데 억지로 활발한 척, 즐거운 척 하는 것도 정말 힘들다.
그냥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딱 그 정도만 있다면, 소심한 성격도 나쁘지 않다.

권선징악이 분명하고 아이들에게 교훈을 전달하는 보통 동화와 다르게
<마음 조심>은 소심한 소라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소심했던 소라게가 밝은 성격이 되거나,
소라게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친구가 갑자기 등장하지 않는다.
그냥 본모습 그대로의 소라게.
그래서 이 동화가 더욱 와닿았다.

이러한 소라게의 성격은 동화작가 윤지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낯선 사람들의 만남이 두렵고, 밖보단 집이 더 좋고.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성격일 것이다.

소라게는 소라게처럼 산다. 바꾸려면 힘이 들 수 밖에 없다.
당신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작가.
"잘 지내. 마음 조심해.",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때로는 이런 말들이 어느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될 수 있단 걸
새삼 깨닫게 해주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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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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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소설로 유명한 출판사 북폴리오에서 또 다시 새로운 장편 스릴러 소설을 출간했다. <인투 더 워터>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의 저자는 <걸 온 더 트레인>으로 전 세계 2,000만부를 판매한 폴라 호킨스이다. 전작의 명성에 이어 이번 책 역시 미국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 영국 하드커버 판매 순위 1위, 전 세계 30여개 언어권에 번역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저자 폴라 호킨스는 짐바브웨에서 태어나 자랐고, 이후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정치학, 철학을 공부했다. 이후 <타임스>의 경제부 기자가 되어 15년간 기자 생활을 했다. 스릴러 소설 이전에 로맨틱 코미디를 출간했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평소에 즐겨 읽었던 스릴러 종류의 소설을 출간한 후 큰 명성을 얻었다.

 

 <인투 더 워터>라는 제목에 걸맞게 소설 속에는 마을을 관통하는 큰 강이 등장한다. 그 강에서 한 여자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문젠 이 강에서 얼마 전에는 십대 여자 아이가 똑같이 강으로 뛰어들어 자살한 것. 두 사람의 죽음은 깊은 연관이 있다. 두 사람의 죽음은 조용한 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가면 뒤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점차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책은 넬이라는 이름에 강물에 빠져 죽은 여자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넬의 동생으로, 오해로 인해 감정의 골이 깊어져 언니와 몇 년간 말도 안하고 살던 줄스. 친한 친구의 자살로 인해 엄마와 끊임없이 다투었던 넬의 딸 리나. 두 여자는 넬이 강물에서 시체로 발견되면서 만나게 된다. 줄리와 리나가 자신의 피붙이에게 가지고 있는 기억은 과연 진실일까? 기억은 회상할 때마다 변형된다는 올리버 색스의 말이 새롭게 다가온다.
 
 소설은 Drowning Pool, '익사의 웅덩이'라는 제목의 짧은 글로 시작한다. 이는 봉건 시대 여성을 마녀로 몰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나 우물을 가리킨다. 물에 빠뜨려진 여성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물 위로 뜨면 마녀로 간주되었다. 즉 어느 쪽이든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넬이 사는 동네에는 드라우닝 풀이 있었고 그녀는 그 웅덩이에 대한 끊임없는 조사를 통해 책을 출판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추악한 과거를 들추는 그녀의 행적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그녀의 동생 줄스는 넬이 마을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었단 걸 알게 된다.  
 
 소설은 주로 여자들의 목소리로 진행된다. 몇 세대를 걸쳐 때로는 마녀로 몰려 억울하게, 때로는 자살로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던 수많은 여자들. 마을에서는 근래에 은퇴한 늙은 경찰의 아내, 십대 소녀, 그리고 넬까지 세 여자가 드라우닝 풀에 빠져 죽었다. 과연 그들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일까. 아니면 모두 연관되어있는 더 큰 음모가 숨어있는 것일까. 소설은 끊임없이 서술자를 바꿔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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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견주 1 -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하는 극한 인생!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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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개그 웹툰 <여탕 보고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여자들은 지극히 공감하는 여탕의 모습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내용의 이 웹툰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여탕 보고서>의 작가 마일로가 이번에는 일상툰으로 돌아왔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 말이다.

<극한 견주>는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도 공감할,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도 즐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의 매력은 솜이가
'털이 엄청나게 빠지는', '대형견' 이라는 데 있다.

그동안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활을 그린 일상툰은 많았지만
솜이처럼 천방지축이고 덩치 큰 대형견은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한 솜이는 커다란 덩치와는 다르게 순하고 멍청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 점을 웹툰에서 잘 표현한 작가 마일로 덕분에
많은 독자들이 솜이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또한 작가는 애견인답게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은 물론,
개를 키우고 있어도 잘 모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여럽지 않게 쉽게 풀어내고 있다.

웹툰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인터넷으로 가볍게 즐겨도 좋지만
단행본만의 특별한 매력도 놓칠 수 없다.

사랑스러운 솜이의 실제 사진이 틈틈히, 알차게 들어가 있고
웹툰에선 볼 수 없는 특별한 툰도 들어가 있는 것!

솜이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독자라면 책장에 꽂아놓고
두고두고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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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카네기 메달 수상작
사라 크로산 지음, 정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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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 쌍둥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에 낯선 단어일 것이다. 그렇다면 샴쌍둥이라는 말은 어떤가. 한 몸에 머리가 두 개거나, 혹은 상반신은 두 개지만 하반신은 한 개인 미처 분리되지 못한 쌍둥이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이들이 바로 결합 쌍둥이이다.
이들은 필연적으로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냉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자신과 다르면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많은 사람들. 작가 사라 크로산은 이러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꿋꿋이 버텨나가는 결합 쌍둥이 티피와 그레이스의 삶을 소설로 그렸다.

 

작가 사라 크로산은 소설 원(one)으로 2016 카네기 메달, 2016 영어덜트 도서상, 2016 아일랜드 올해의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결합 쌍둥이 티피와 그레이스는 상반신은 두개로 분리되었지만 허리 밑부터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머리도 두 개, 심장도 두 개, 팔은 두 쌍이지만 다리는 한 쌍, 성기는 한 개이다. 티피와 그레이스는 각각 서로 다른 두 개의 인격체이면서 세상 어떤 사람들보다 가까운 하나의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가 소설의 제목인 원(one)에 잘 드러나 있다.

 

열 여섯 생일까지 하나로 이어진 두 사람이었지만 사춘기를 지나면서 두 사람의 가치관에도 변화가 생긴다.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고 삶에서 단 둘뿐이었던 그들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 티피와 그레이스는 점차 사랑도 꿈꾸게 된다. 그레이스는 자신의 결합 쌍둥이인 티피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분리되어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바라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도 잔혹하게 다가왔다. 집 안 사정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그들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온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불편했던 티피는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방송 출현을 거부하지만 가족이 겪는 어려움에 결국 티피와 그레이스는 방송 출현을 결심한다.

이들의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그레이스의 심장의 문제가 생겨 둘을 어쩔 수 없이 분리해야 되는 순간이 온 것. 약해진 그레이스의 심장을 대신해 티피의 심장은 더 한 노동을 하고 있었다. 분리하고 버티면 결국 죽음이라는 하나의 결말 밖에 마주할 수 없다. 티피와 그레이스는 눈물을 머금고 결국 분리 수술을 받기로 결심한다.

 

소설이 순전히 내 마음에 들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다. 티피와 그레이스의 삶을 다루고 있으면서 그레이스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마치 반 쪽짜리 소설처럼 느껴졌다. 그레이스와 사뭇 다른 성격을 가진 티피의 내면도 알고 싶었지만 소설에서는 언급되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이 결합 쌍둥이에 대해 알거나 추측하고 있는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새로울 것이 없었다. 남들의 차별적인 시선, 가족들의 어려움, 하나의 존재처럼 가깝지만 결국의 다른 인격체라는 암시. 티피와 그레이스가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도 외국의 하이틴물을 보는 것처럼 일반화된 인물들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이 소설만의 독특한 점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꽤나 두꺼운 소설이었지만 한 문장을 끊어 서술해서 빠르게 읽혔다. 또한 덕분에 책을 지루하지 않게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런 형태를 자유시 형태라고 부른다고 한다. 또한 티피와 그레이스가 겪는 삶을 시간 순서로 나열해서 흐름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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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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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릴러 심리 소설은 언제나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내용과 책을 손에서 놓치 않게 만드는 중독성이 아마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스릴러 소설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또 효과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는 단연컨대 북폴리오라고 생각한다. 이런 북폴리오에서 또다시 흥미로운 소설을 내놨다. 바로 <마쉬왕의 딸>이 그것이다.

 

 

 책의 표지와 뒷면을 살짝 훑어봐도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내용이란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어린 소녀를 납치해 14년 동안 감금한 악명 높은 범죄자. 아동 유괴, 강간 및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사람. 그 범죄자가 두 명의 교도관을 죽이고 탈출했다. 그런 그 사람이 바로 나의 아버지이다. 내가 극도로 사랑하고, 내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지만 내가 살아남기 위해선 그를 죽여야 한다.

 

 범죄 스릴러 소설을 보면 여자는 피해자, 범인이자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남자라는 뻔한 클리셰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마쉬왕의 딸>의 작가인 카렌 디온느는 과감히 그런 레파토리를 벗어 던졌다. 이 책의 주인공인 헬레나는 아버지와의 사투에서 승리하고, 무력한 어머니를 이해하고, 자신의 배우자와 두 딸을 지켜낸다. 아버지와 딸의 사투라는 면에서 볼 때, 작가는 암묵적으로 강요받았던 가족 간의 위계질서도 과감히 깨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은 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카를 구스타프 융의 말과, 안데르센의 동화 <마쉬왕의 딸>의 일부분을 인용한다. 먼저 앞 세대와 뒷 세대의 권력 교체를 말하는 융의 말은 책의 내용과 맞물려 더욱 흥미를 끌었다. 범죄자 아버지가 딸 헬레나에게 권력을 넘겨준다고 생각하니, 왜 작가가 굳이 융의 말을 언급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인용으로는 우리에게 유명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가 있다. 안데르센은 <인어 공주>, <미운 오리 새끼> 등으로 유명한 덴마크의 동화작가이다. 예전에 대학에서 동화와 관련된 수업을 들을 때 원작 동화인 <마쉬왕의 딸>을 배운 적이 있다. 책에서 인용한 부분은 극히 앞부분이고 그 후 공주와 늪지대를 다스리는 왕 사이에서 생긴 딸이 동화를 이끌어 나간다. 평소 잘 알려져 있던 안데르센의 동화와 달리 암울하고, 우울한 내용의 동화라서 그리 즐겁게 배우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동화를 오마주해서 이런 소설을 쓴 작가가 놀랍기만 하다.


 책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주인공 헬레나의 속마음을 보며 책을 읽게 된다. 독자들은 헬레나 마음의 충분히 공감하고, 동화되며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소재부터 굉장히 흥미롭고, 또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 또한 눈을 뗄 수 없으니,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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