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활발하고 활기찬 사람보단
소심하고 나서길 꺼려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나 역시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나는 내 성격이 싫었고,
고치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지만 지금은 받아들이고 산다.
소심한 성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
다들 밝고 활기차고 사교성 있는 성격이 좋다고 말하는데,
그런 성격이 아니라도 잘 살 수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다행히도 이번에 접한 동화책은 그런 말을 해주고
있었다.
천적이 나타나면 등 뒤에 있는 소라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소라게.
동화작가 윤지는 이런 소라게의 특성을 동화에 맞게
부끄러운 일이 있으면
숨어버린다는 설정으로 바꿔놓았다.
<마음 조심>의
주인공인 소라게는 정말 정말 소심한 친구이다.
큰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고, 남들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도 사람들에게 치이기만 하고.
소라게의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겨우 포크를
땅바닥에 떨어트리는 소리에 모두 놀라 숨어버릴 정도이다.
소라게 역시 자신의 이런 성격을 잘 알고
있고,
자기 자신이 이상한 건 아닐까 고민한다.
그런데 뭐 어쩌겠는가.
소심한 성격인데 억지로
활발한 척, 즐거운 척 하는 것도 정말 힘들다.
그냥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딱 그 정도만 있다면, 소심한 성격도 나쁘지 않다.
권선징악이 분명하고 아이들에게 교훈을 전달하는 보통 동화와
다르게
<마음 조심>은 소심한 소라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소심했던
소라게가 밝은 성격이 되거나,
소라게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친구가 갑자기 등장하지
않는다.
그냥 본모습 그대로의 소라게.
그래서 이 동화가 더욱
와닿았다.
이러한 소라게의 성격은 동화작가 윤지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낯선 사람들의 만남이 두렵고, 밖보단 집이 더 좋고.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성격일 것이다.
소라게는 소라게처럼 산다. 바꾸려면 힘이 들 수 밖에
없다.
당신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작가.
"잘 지내. 마음 조심해.",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때로는 이런 말들이 어느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될 수 있단
걸
새삼 깨닫게 해주는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