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공경 받을만한 분임을 깨닫게 하는 책

믿는 이들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김종수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16년 10월

책은 성경 구절을 시작으로 주교님의 성경 해설과 더불어 성모님에 대해서 관찰하듯 서술되어 있다. '마리아'라고 표현하는 만큼 성모님이 마치 주변에 있는 인물같이 가깝고 평범한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들며 그 표현을 통해 성모님이 수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이지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성품과 인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책을 읽으며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몸으로 자신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하느님의 뜻이라 여기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성모님의 모습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기도 끝에 얻은 아이를 키우며 오롯이 혼자 감내해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 처지를 비관하며 한없이 무너지는 나를 되돌아보니, 정작 내게 하느님의 뜻으로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성모님처럼 순응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내 모습과 비교해서 보니, 성모님이 하느님의 어머니라서가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 마땅히 공경 받을 만한 분이기에 가톨릭에서 중요하게 여기며 공경하는 분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믿는 이들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읽고, 요셉 성인 역시 하느님의 뜻을 듣고 순종하려는 준비가 늘 되어있던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성모님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책

마리아의 비밀 - 예수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 함께한 성모님의 고백, 개정판
산티아고 마르틴 지음, 최효선.최선화.최진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10월

우리가 잘 아는 수태고지부터 예수의 탄생에서 부활까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머릿속에 자세히 그려질 정도로 묘사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 흥미롭게 읽을 수밖에 없던 책이다. 읽는 내내 인상 깊었던 것은, 성모님의 생각을 서술한 부분인데 너무나도 뼈아플 정도로 괴롭지만 모든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지나온 그 일들을 요한에게 일기를 쓰듯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없었을 때는 몰랐던 그 감정을, 이젠 성모님의 심정이 어땠을지 피부로 느껴질 만큼 이해하고 함께 기뻐하고 마음 아파하고 두려워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다. 성경에 적힌 단 몇 줄에 살을 덧대어 디테일까지 살린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예수님의 탄생에서 부활까지의 내용을 알차게 알 수 있기에 부담 없이 신약을 다 읽은 듯한 느낌을 준다.

성시간을 잘 바칠 수 있는 길라잡이와 같은 책

성시간을 위한 기도서 - 겟세마니의 예수
이재현 엮음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2월

청년회 활동을 할 때 성시간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어두운 성당 안, 성체가 담긴 성광만이 제대 위에서 밝게 빛을 받아, 주변의 그 어느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나와 예수님만의 시간이 흐르고 그 속에서 기도하고 참회의 눈물과 함께 정적 속에서 위로받는 시간을 갖곤 했다. 일부러 성시간에 참여하려 성당을 가야 했던 건 귀찮았지만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 어딘가가 채워진 느낌이었다.

이달의 책으로 성시간을 위한 기도서를 택한 이유는 사순시기에 성시간을 참여하기 어려워 집에서 기도서를 읽으며, 성체 현시는 못하더라도 성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의 본문은 강론과 더불어 중간중간 묵상 제안이 있어, 기도서를 읽고 따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시간을 잘 보내는듯한 기분이 든다.  책의 뒤편에는 주요 기도문과 마르가리타 성녀가 지은 예수 수난 기도문, 시편 일부와 묵주 기도문이 있어, 기도할 때에 원하는 기도문을 골라 바칠 수 있기에 혼자 성시간을 보내더라도 막힘없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가오는 부활의 기쁨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사순시기를 잘 지내는 것 또한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겟세마니에서 기도를 하시던 예수님을 떠올리며 부활하기까지의 수난을 묵상하며 성시간을 바치는 것도 좋을것 같다.

성경과 함께하는 성지순례

성경 순례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1월

학창 시절 역사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정사(正史)나 야사(野史)를 이야기해 주신 적이 있었다. 수업이 지루해서 자는 아이들을 깨울 환기 목적이었는데,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듣는 게 매우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성경 순례를 읽으며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성경 속에 나오는 도시마다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를 이끌어내고, 간접적으로 성지 순례를 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으면서 늘 성경 속 지명이 현재는 어디일까 궁금한 적이 많았는데, 학자들이 추정된다고 하는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고 그곳의 현재 상황 등 짤막한 정보 혹은 관련된 이야기를 덧붙임으로써 마치 여행 도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여 성경이 더 현실적으로 가까워지게끔 만들어 준다.

성경을 읽으면서 나오는 지명을 책 속에서 찾아 곁들여도 좋고, 책을 보면서 지명과 관련된 성경 구절이 나오는 때에 성경에서 구절을 찾아 성경을 더 읽어보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중용을 통해 배우는 살아가는 방법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
안셀름 그륀 지음, 최용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2월

먼저 책을 접하기 전에 '중용'에 대해 알고 시작하면 좋다. 그륀 신부님이 주로 말하고자 하는 '중용'은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나 정도를 뜻한다. '중용'의 뜻을 알고 나면 제목을 통해서 이 책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당하게 과하지 않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도서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륀 신부님은 베네딕토 성인의 《수도 규칙서》를 바탕으로 나 자신과 이웃,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 멈추기,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기, 적게 가진 것에 대한 자부심 느끼기 등 우리 삶에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사례를 들고 각 사례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상황을 대처하는 방법을 미리 배우기에 좋다. 마치 바로 옆에서 인생 선배의 조언을 듣듯, 다정하고도 냉철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어느 종교의 신자이든, 신자가 아닌 사람이든 부담 갖지 않고 읽어나가기 좋다.

새로운 인생의 막을 함께 열어 새로운 시점에서의 삶을 시작하는 남편에게도 추천하여 적당히,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삶을 함께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