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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미누스 : 달과 철학을 사랑한 토끼
레베카 도트르메르 지음, 이경혜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그림책을 참 좋아한다.
많은 활자와의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활자와 보이는 여백, 그리고 그림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두고두고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점 책장에 그림책이 늘어나고 줄어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뭔가 답답하거나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쉽게 꺼내 볼 수 있는 것이 또한 그림책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달과 철학을 사랑한 토끼 - 자코미누스' 또한 그런 류의 책 중 하나이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그리고 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보통의 그림책과는 달리 가로 세로 30cm가 넘어 가방 안에 쏙 들어가지 않지만 마음 속에는 쏙 들어가고도 빈자리가 남게 된다.
그리고 초록빛 포지와 금방이라도 부드럽게 만져질 듯한 토끼 그림은 사랑스럽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109/pimg_7255241793263366.jpg)
우리의 사랑스러운 주인공 작지만 느린 토끼, 자코미누스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109/pimg_7255241793263368.jpg)
이렇게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인물에 대한 소개와 그림책 안에서 그 인물들을 찾아보는 즐거움 또한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자코미누스는 할머니 베아트릭스로부터 삶에 대한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고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하게 된다.
세상에는 재능이 없는 자도 있고, 운이 없는 자도 있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도 있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는 자도 있어.
무엇이든 나쁜 면만 보려는 자가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는 자,
또한 어떤 말도 감히 내뱉지 못하는 이들,
그들은 그저 이 악물고 참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한줄 한줄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정말 제목처럼 철학적이기도 하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109/pimg_7255241793263369.jpg)
이 그림은 내가 이 그림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나는 세상의 주인공은 아니었지.
내 삶은 소박했어. 평범한 삶이었지만 용감하고 만족스러운 일생이었지.
자기 일을 잘 해낸 작고 좋은 삶이었어.
나의 소박한 삶이여, 나는 너를 많이 사랑했단다.
너는 나를 밀어뜨려 다리를 절게 하고 힘든 시간을 주었지만 나는 너를 정말로 사랑했어. 그리고 나의 늙음이여, 너도 알고 있니? 너는 정말로 겪어 볼 가치가 있었다는 걸!
아몬드 나무 아래서 편안하게 잠든 자코미누스를 보면서 나의 인생의 끝자락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도 나에게 수고 했고 정말 나를 사랑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삶을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귀한 그림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