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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이 너무 좁아! - 다문화 ㅣ 고래이야기 공동체 1
안드레스 피 안드레우 글, 유 아가다 옮김, 킴 아마테 그림 / 고래이야기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너무 무거운 이야기다. 다문화, 특히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와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조금은 어려운 과제이다.
아델리나가 6살 때 다문화에 대한 강좌를 들으러 간 적이 있다. 그 때는 우리가 살던 동네에 베트남 다문화 가족이 살고 있었고 유치원에도
그런 아이가 있었다.
뭐라고 이야기는 해야하는데 참 쉬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설명해 주기가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다행인지...아델리나의 이모가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지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델리나의 이모가 외국인 노동자이다. 그래서 조금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뭔가 괜찮은 직업군이지만 그렇지 않은 노동자와는 인식이 조금 다른 듯 하다.
<벌집이 좁아>라는 동화책은 이주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문제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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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생활을 잘 하고 있는 꿀벌들이 어느 날 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그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 좁아진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대표 3인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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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꿀을 보관하기 위한 저장용 방은 충분하지만
꿀벌이 한 마리가 더 있어서 생활하는 공간이 좁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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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외국에서 다른 벌 한 마리가 더 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그 벌이 공간을 빼앗았고 그리고 그 벌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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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 벌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혹시 병을 옮기는 것은 아닐까?
일자리를 빼앗아 버리면 어쩌나?
꿀벌들은 걱정하기 시작했다.
여권과 출생증명서를 발급해야한다.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서 찾아야한다.
날갯짓 소리로 그 벌을 찾아야한다 등 여러가지 방법이 나왔지만
그 어느 방법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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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여왕벌이 나섰다.
우리 벌집에 침입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방이 하나 모자란 것은 아닌지...
시간을 들여 침입자를 찾기 보다는 모자란 방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어떤지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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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인지 아니면 새로운 꿀벌인지
끝까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숫자를 잘못 헤아린 것은 아닌지.....
무거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이야기다.
꿀벌공동사회를 통해서 이주아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꼬집고 다함께 잘 사는 협동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따뜻한 동화책이다.
아델리나의 학교에도 중국에서 온 친구가 있다.
불안한 사회 속에서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고 판단한 부모가 아이가 데리고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그 아이가 곧잘 중국어와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아델리나가 다니는 학교의 1학년 아이들과 그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그 친구가 중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아이가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의 의사소통으로 인한 불이익이 생기면 그 부모는 늘 자기들이 이방인이라서 그런 대접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을 한다.
어쩜 이주자들의 편견은 이주자들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델리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이야기하면 되는데 내가 다른 벌이라고...그런데 왜 이야기를 안 해?
라고 되물었다. 스스로 당당하면 된다고 숨을 필요가 없다고
우리의 시선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들 스스로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침입자를 끝까지 찾으려고 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하나로 살아가려는 꿀벌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도 하나의 공동체로 그들을 받아들이고
그들 역시 공동체 속에서 하나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