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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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_20
언와인드_닐 셔스터먼

죽음이 사라진 미래를 이야기했던 수확자 시리즈의 닐 셔스터먼이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는 소식이 너무도 반가웠다.
이번에 무슨 기발한 아이디어가 발휘될까도 무척 궁금했다.

임신 중지를 두고 촉발된 내전 끝에 통과된 법안. 생명법.
아이가 잉태되면 임신 중지를 금지하는 대신 부모가 원할 경우 13~18세 사이 자녀를 소급적으로 중절할 수 있다는 법안이다.
조건은 아동의 생명이 기술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아동을 중절하는 동시에 살려 두는 과정을 <언와인드>라 한다.

소설 도입부의 내용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13세부터 18세 사이의 자녀를 소급적으로 중절할 수 있는데 이것은 죽음이 아니다?
언와인드 된 아이들은 장기 이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몸 안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제도.
하물며 부모가 자신의 자녀의 언와인드를 결정할 수 있다니...
그것이 가능한가.
아... 이 소설에서는 가능했다.

언와인드를 피해 도망하는 세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거칠고 말썽을 피워 부모의 속을 썩인다는 이유로 언와인드 예정인 코너 래시터.
태어날 때부터 주 정부의 피보호자였으나 예산의 이유로 언와인드 예정인 리사 메건 워드.
신앙심이 깊은 가정에서 태어나 십일조로 언와인드 대상이 되었고 그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는 레비 제더다이어 콜더.

언와인드를 피해 도망자의 길을 선택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숨가쁘게 전개된다.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을 만큼.

막바지에 언와인드 과정이 묘사되는데 아이의 몸에서 장기가 하나하나 분해되고 마지막으로 뇌의 각 부분이 분해된다. 전두엽, 후두엽, 측두엽, 두정엽, 소뇌, 시상 그리고 해마...
피가 낭자하고 바삐 움직이는 의사들의 모습이 묘사되었다면 그것이 훨씬 덜 잔인했을까?
기계적으로 너무도 간결하게 움직이는 의사들,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감정 없이 친절한 목소리의 간호사.
그리고 천천히 사그라드는 아이의 의식...

읽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한 사람의 생명을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과연 누가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인지, 부모라는 이유로 그럴 수 있는 세상이 완벽한 세상이라니.
읽는 동안 내 안에서 들끓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코너, 리사, 레브를 응원할 수 밖에 없었다.

불평등한 조건으로 결정되는 문제. 그리고 그 결정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과 그것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을 현실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읽기였다.
SF. 설정된 이야기. 그래서 더 무섭게 그리고 무겁게 다가왔다.

[첫문장]
하트랜드 전쟁이라고도 알려진 2차 내전은 단 하나의 문제를 놓고 벌어진 길고도 피 튀기는 충돌이었다.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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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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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던가 미디어를 통해 최재천 교수님을 접했었다.
교수님 방의 수많은 책들, 독서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참 대단하신 분이다란 생각과 조금은 고지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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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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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을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완독한 책이 될 듯하다.
샘터사로부터 책을 받고 <장영희 문장들> 이란 부제가 조금은 어색했다.
왜 전문이 아니라 문장일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장영희 선생님이 작고하신지 올해로 15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로 소설과 인문 간혹 과학 책에 관심이 있던 터라 에세이는 잘 읽지 않은 탓이지만 나는 이 작품으로 장영희 선생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카페에 앉아 차분히 읽어 내려갔는데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 희망 그리고 위로가 마음속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매일매일이 마치 하루인 듯 느껴지는 평범한 일상에서 별다른 감흥 없이 그저 그렇게 그냥 바쁘게 살아가는 나의 하루를 돌아보게 되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나는 이 책으로 2024년의 독서를 마무리하며 나의 소중한 2024년을 돌아보게 되었고, 조금은 희망차게 아니 마음속 갈망하는 희망을 가득 담아 2025년으로 멋지게 토스한다.

P.24
태어남은 하나의 약속이다. 나무로 태어남은 한여름에 한껏 물오른 가지로 푸르름을 뿜어내라는 약속이고, 꽃으로 태어남은 흐드러지게 활짝 피어 그 화려함으로 이 세상에 아름다움을 더하리라는 약속이고, 짐승으로 태어남은 그 우직한 본능으로 생명의 규율을 지키리라는 약속이다.
작은 풀 한 포기, 생쥐 한 마리, 풀벌레 한 마리도 그 태어남은 이 우주 신비의 생명의 고릴를 잇는 소중한 약속이다. 그중에서도 인간으로 태어남은 가장 큰 약속이고 축복이다.

마음이 힘들 때 되뇌면 좋을 문장이다. 마음이 먹먹해질 만큼 큰 울림이 내게로 다가온 너무도 큰 위로가 되어주는 문장이다.
작가님의 편안한 문장들은 자연, 인생, 당신, 사랑, 희망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일상 속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너무도 다정하고 간결하게 그리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한다.

마음이 급하고 힘들 때, 용기나 위로가 필요할 때 꺼내 읽으면 좋을 에세이다.

[첫문장]
이 찬란한 계절은 오랜만에 한번 하늘을 쳐다보고, 주위를 둘러보고, 우리 마음속 어린아이가 자유롭게 "와!"하고 감탄하도록 내버려두기 좋은 때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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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억만장자의 신화 - 배신과 구원으로 얼룩진
벤 메즈리치 지음, 황윤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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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실 나는 투자에 대한 생각은 있으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거나 할 용기가 없는 사람이다.
하물며 비트코인이라니...

요즘 같은 세상에 인터넷뱅킹 통장에 숫자로만 존재하는 자산도 크게 와닿지 않는데 실체 자체가 없는 화폐 비트코인이 통용되고 그 가치 또한 어마어마하다 하고 실제로 비트코인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 사례를 약간의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투자처를 찾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보다는 나와 같이 그것을 뉴스로 알게 되는 사람이 훨씬 더 많고 심지어 뒷북을 치는 경우도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도 엄청나다.

사실 <비트코인 억만장자의 신화>라는 제목의 책이 집으로 배송되었을 때 어떡하지란 걱정을 먼저 했었다.
이런 분야에 별 관심도 없는 데다 배경지식 또한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비트코인 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윙클보스 형제의 이야기가 마치 소설처럼 읽혔다.
올림픽 조정 선수이자 하버드 대학생인 윙클보스 형제는 페이스북과의 소송에서 엄청난 합의금을 받게 되지만 이후 페이스북의 악마라는 불리게 된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그들에게 사람들은 등을 돌린다.
우연한 기회에 비트코인을 알게 되고 그것에 투자하고 엄청난 성공을 이룬다.
이 책은 단순히 윙클보스 형제의 투자 성공기만을 다룬 것만은 아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문제나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를 둘러싼 변화와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비트코인 거래소를 최초로 설립한 찰리 쉬렘과의 만남, 비트코인 거래소인 제미니를 설립하고 주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경제분야에 관심은 있으나 배경지식이 부족하거나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제 초보자들이 읽기에 좋을 듯하다.
직접투자는 무섭지만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와 만나게 된 읽기였다.

[첫문장]
비트코인 억만장자의 신화는 수차례의 인터뷰, 다양한 정보와 방대한 자료 그리고 여러 법원 기록에 기초한 극적인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물론 논쟁을 일으킬 만한 다른 의견도 있겠지만 최대한 인터뷰와 자료에서 발견한 정보를 바탕으로 책 속의 장면들을 재구성하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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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껏 산다 -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하여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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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마음 따스한 글을 읽었다.
식물에게서 얻은 지혜의 이야기들이 가득한 에세이를 읽고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고, 그 따스함을 가슴 가득 받아냈다.
작가님의 글처럼 단아하고 고운 식물들의 삽화를 찬찬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식물들의 경이로운 모습과 살아가며 문득
문득 느끼게 되는 삶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고민에 대한 해답을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그침 없이 정성스럽게 선보인 서른여섯 편의 이야기.

작가님은 200여 개의 식물들과 함께 하며 제일 좋아하는 글쓰기를 매일 아침의 루틴으로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매일매일 실천하며 자신감을 성장시켰다고 한다.
나는 어떠한가.
나는 나의 인생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본 적이 있던가.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바빴던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써의 나의 일, 가족과 함께하는 있을 때 느껴지는 평온함 그리고 읽는 것.

어린 시절 우리 집 마당에는 식물 가꾸기가 취미셨던 아버지의 온실이 있었고, 그 안에는 균형 잡힌 모양으로 가지를 곱게 뻗은 분재들, 갖가지 난초들 그리고 관엽식물들이 가득했다. 한 겨울 온실 안으로 들어서면 훅 다가오는 따뜻하고 습한 기운과 식물들이 뿜어내는 내음이 뭣도 모르는 내게도 안정감을 주었던 기억이 있다.
거실에도 방안에도 늘 식물들이 있었기에 그다지 특별함은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작가님이 소개해 주신 대다수의 식물들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온실에서 본 것들이어서 자연스럽게 젊은 아버지와 고운 어머니 그리고 어린 나와 동생을 추억할 수 있었다.

지난여름 <들풀의 구원>을 읽었을 때도 참 많은 위안을 얻었었는데...
이번 읽기에서도 그랬다. 나도 모르는 사이 식물들에게서 받은 응원과 위로, 위안 그리고 따스함에 적응을 해버린 것 같다.
어찌나 좋은 구절이 많던지 마스킹 테이프가 책 배에 가득하다.

샘터사의 물방울 서평단 활동으로 상반기에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 4종 중에서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해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선택했던 <있는 힘껏 산다>
요즘 삶에 조금 지치고 버거운 기운이 나를 감싸돌고 있는 것 같아 응원을 받고 싶은 마음에 했던 선택.
역시 너무 좋은 선택이었고,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다.

[첫문장]
내 삶은 식물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뉜다. 식물을 만나기 전 나는 건조하고 딱딱했다. 세상 사람들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맞춰 더 빨리, 더 많이 달리려 애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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