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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 ㅣ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평점 :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는 글쓰기 관련된 책으로는 분량이 상당한 책이다. 무려 384쪽에 달한다. 어떻게 글쓰기를 가지고 이렇게 많은 양을 쓸 수가 있었을까 일단 감탄했다.
책을 읽어보니 저자가 직접 글쓰기를 강의하면서 얻게 된 자료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위해서 보아두었을 그의 자료 수집력과 선별력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된 책이다.
그만큼 글쓰기에 대한 본질적니 면에서부터 내용적인 면 실용적인 면까지 고루 갖추었다. 그러니 분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그대로 오버랩 되어 있다. 마치 글쓰기 심리 상담소 같다. 서문에서 말했듯이 저자 자신도 글쓰기 작업이 막혀버린 힘든 상황 이어서인 듯하다.
그중에서도 p 7 “보다 좋은 글을 쓰려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로서, 보다 강렬하게 살맛나는 상태를 지향했으면 싶었다. 그래야만 즐겁게 글을 쓸 수 있고, 최선을 다해 글을 쓸 수 있고,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고,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다. 물론 글쓰기를 통해 ‘보다 강렬하게 살맛나는 상태’에 이르는 것은 결코 쉽게 성취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말한 대로 스스로 새롭게 감각하고, 깊이 있게 사유하고, 자유로이 상상하고, 새로운 각도로 삶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전인적으로 익혀 나가야 하는 과정인데, 이것은 참으로 매력적이면서도 참으로 지난한 일일 수밖에 없다. 십년, 이십년, 아니 평생에 걸친 싸움일 수밖에 없다.”가 좋았다.
글쓰기에 대한 고뇌와 애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성철스님의 일화는 마치 글쓰기가 아니라 철학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 동정일여, 몽중일여, 숙면일여가 되어야 실제 견성이란다.”
p 25 "내가 의식적으로 표명하는 나의 꿈이나 의견이, 과연 정말 내가 무의식적으로 욕망하는 것이며 무의식적으로 견지하고 있는 의견일까? 진정한 의미에서 정직이란, 이처럼 자기 내부, 자기 마음에서 정직이란, 이처럼 자기 내무, 자기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망상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결국 저자는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치 수행을 하듯 글쓰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실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아주 오래전에 나 또한 ‘전태일 평전’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의 순수함에 부끄러워졌던 기억을 이 책에서 다시 기억해 내게 되었다. 저자는 전태일 평전을 나보다 더 감동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전태일에게 운명적인 한권의 책 ‘근로기준법’이라는 것 또한 문득 고개를 들어 생각에 잠기게도 하였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기법뿐만 아니라 생각을 하게 만든다.
3장부터 시작되는 실제 글쓰기에 대한 예시와 방법들은 마치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선생님처럼 자상한 설명들로 이어진다.
4장에 나오는 언어적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는 기억해 두고 싶다.
p139 “감수성조차도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의 결과일 따름이다. 언어적 감수성을 키우는데 다른 지름길은 없다. 우선은 언어와 가깝게 지내야 한다. 또한 언어를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언어와 문장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읽고 예민하게 접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사랑하게 되면, 그 대상의 여러 가지 모습에 대해 다른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수성을 얻게 되듯이, 우리가 언어를 가가이 대하고 사랑하면, 그 과정을 통해 언어에 대한 남다른 풍요로운 감성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모든 것이 막히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처럼 사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구절은 처음 1장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있다.
p51 ‘글쓰기란 글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 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했을 때, 특히 우리가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은, 바로 ‘자신의 느낌’이라는 부분이다. 글쓰기는 타자에 대해 얘기할 때조차 글로 나타나는 것은 타자에 대한 자기 자신의 느낌과 생각이다. 또한 타인이 내 글을 어떻게 읽을까 걱정하며 써서도 곤란하다. 그냥 자기 자신의 느낌을 일단은 느낀 그대로 솔직하고 정직하게 옮겨야 한다.
글쓰기는 자가 자신의 구현이 모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무튼 이 책은 저자의 감성과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 즐거운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