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
김의기 지음 / 다른세상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고 감상 적기를 즐기는 나는 정작 다른 사람들의 서평은 잘 읽지않는다. 그러나 유독 서평서적은 좋아하는데, 그것은 어떤 이유일까 생각해본다. 다른사람이 적은 서평이 궁금한 것은 분명 아니다. 그것보다는 읽고싶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골라내고 싶은 실용적인 욕심에서 서평서 읽기를 즐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읽은 책에 대한 평을 책으로 출판할 만큼 자신있게 추천하는 그들의 서평서 읽기는 기대한만큼 즐겁다. 저자가 추천하는 바로 그 책을 읽고싶은 흥분에 가슴이 떨리기도 하고, 이미 읽은 책에 대해서는 나와 다른 지은이의 감상을 기대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기대로 지금까지 수많은 서평서적을 읽었음에도 새로 출판되는 서평 책들은 마치 처음보는 책마냥 설레고 즐겁다.

 

제목만으로도 정말 유쾌해지는 <어는 독서광의 유쾌한 책읽기> 지은이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WTO(World Trade Oragnization, 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기구에서 무려 24년간을 일하고 있으며, 또 국제기구 안의 북클럽을 통해 세계각국의 사람들을 책과 함께 만나고 있다고 했다. WTO와 FTA의 차이점도 제대로 모르는  나로서는 국제기구, 더구나 세계무역을 관장하는 기구에서 일하는 지은이의 이력에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진 않다. 그러나 여기에 실린 책들이 서로 다른 문명권의 멤버들이 북클럽에서 토의한 책들이라는 점에 몹시 끌렸다. 작은 동네 북클럽 회원들 조차도 같은 책을 읽고 다른 감상을 말하기 일수인데, 환경과 관습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 북클럽의 토의는 어떤 장면일까 몹시 궁금했다. 지은이의 생각을 적은 서평들이지만, 분명 북클럽의 토의내용이 적지않은 부분 포함되어 있으리란 기대로 이 책을 펼치기가 더더욱 흥분이 되었다.

지은이는 프롤로그에서 바로 그러한 이유로 작품에 대한 해석이 종래의 해석과 상당히 다르고 신선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했는데, 각각의 서평을 읽으며 그다지 충격적이거나, 의아스러울만큼 새롭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어쩌면 다른 환경, 다른 문화 속의 사람들이라 해도 인간이 책을 통해 느끼는 감성은 생각만큼 크게 색다르진 않을수 있겠다 싶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글에는 책을 읽으며 떠오른 지은이의 생각과 지은이 자신의 삶이 같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작품들의 줄거리가 잘 요약되어 있기 때문에, 지은이가 추천하고 있는 책들을 아직 읽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또 반대로 고전을 읽고 싶지만, 너무 생뚱맞거나 어려울듯 해 시도를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미리보기 같은 역할을 할수도 있겠다.

지은이는 책을 시작하며 '독서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요, 세상과 나누는 대화'라 했다. 같은 책이라도 읽는 시기, 책을 읽을 당시의 환경에 따라 미미하게 다른 감정을 느낄수 있다. 그것이 바로 책을 읽는 재미이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미 읽었던 책들조차도 다시 읽고싶은 충동을 느꼈다. 또한 아직 읽지않았지만 언젠간 읽어야지 했던 책, 예를 들면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경우 당장 읽고싶은 흥분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이것이 내가 책을 권하는 책을 즐기는 가장 큰 이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