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날카로운 에너지는 보이지 않지만, 발람함과 따스함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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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동물원에 가기'라는 책인지 팜플렛인지 모를 증정용으로 온 책으로 처음 접한 알랭 드 보통은 내게 유럽식 지식인의 전형처럼 보였다. 르네상스적 지식이 통시적, 공시적으로 엮이고 거기에 적절한 유머 감각과 잘 읽히는 글을 쓰는 재주까지 있는 아주 부러운 엄친아 이미지이다. 이후에 이 책 저 책 갖게는 됐지만, 읽지는 못하고 있다가 '빌린 책 빨리 읽고 돌려주기' 위한 201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집어 든 책.  

사랑에 대한 여러 생각과 단상들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간 책인데 역시 사랑에 관한 최고의 전거집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의 단상' 만큼은 못하지만, 사랑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쩌면 '사랑의 단상'이 더 좋은 것은 그 당시는 한창 사랑에 빠져 있을 때라 공감 만발의 시기였고, 지금은 사랑에 대한 회고조의 감정이 더 큰 시기라서 방관자적 입장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사랑에 대한 온갖 통찰과 분석을 거쳐 결국은 예정된 이별과 새로운 사랑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끝나는 소설과 달리 난 사랑의 익숙함과 매너리즘을 벗어나야 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에. 비지니스에 비유하자면, 새로운 사업을 런칭하여 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시기와 지속가능한 경영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의 차이. 프레임으로 보면 '왜'를 묻는 고차원적 프레임에서 '어떻게', '얼마나'를 묻는 저차원의 프레임으로 이동한 상태라고나 할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냉소주의를 던져버릴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럴 기회를 결코 얻지 못하는 사람이 다수죠.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그녀에게 누구인가? ... 나는 클로이의 욕망을 찾아내고 그에 따라서 나 자신을 바꾸려는 진정하지 못한 시도를 계속했다. 그녀는 남자에게서 뭘 기대할까? 나는 어떤 취향과 지향에 내 행동을 맞춰야 하나? 자신에게 진실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도덕적 자아의 핵심적 기준이라고 한다면, 나는 구애 때문에 이 윤리시험에서는 완전히 탈락하고 말았다.

이 사람이 정말로 그렇게 멋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나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큼 기쁘면서도 무시무시한 일은 드물다.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고 확신하지 않을 경우에는 타인의 애정을 받을 때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훈장을 받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바라지만, 자신의 진정한 자아가 드러나면 상대가 실망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이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가 나는 너를 위해서도 이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로 바뀌는 순간.

차이를 농담으로 바꿀 수가 없다는 것은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표시(적어도 사랑의 90퍼센트를 이루는 노력을 하고 싶지 않다는 표시)이다.

나는 사랑이 외로운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기껏해야 다른 한 사람, 사랑하는 한 사람만이 이해해줄 수 있는 일이었다.

어쩌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우리는 사랑을 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녀가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녀의 몸을 스쳐가는 모든 변화, 그녀의 얼굴에 그려지는 선들, 월요일의 클로이와 금요일의 클로이의 차이를 눈치채지 못하게 되었다.

사랑의 가장 큰 결점 중 하나는 그것이 비록 잠시라고 해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너를 이런 식으로 미워할 수 있다는 게 기분 좋아. 네가 이것을 받아들이니까 마음이 놓여. 내가 너한테 꺼지라고 말하면 너는 나한테 뭘 집어던지기는 하지만 떠나지는 않거든. 그게 안심이 돼.

내 소망은 내가 모든 것을 잃고 "나"만 남았다고 해도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다. 이 신비한 "나"는 가장 약한 상태의, 가장 취약한 지점에 자리잡은 자아로 간주된다. 내가 너한테 약해보여도 될만큼 날 사랑하니?

고난에 괜찮은 면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런 비참한 상황을 나 자신이 특별하다는 증거(아무리 부당한 증거라고 하더라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달리 왜 내가 이런 엄청난 괴로움을 겪도록 선택되었겠는가? 이것이야말로 나는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들과 다르다는 증거, 따라서 어쩌면 그들보다 낫다는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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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평단 밀린 책들> 

노년의 즐거움/ 어린 왕자의 귀환/ 사기 교양 강의/ 굿바이 스바루/ 핀란드 디자인 산책/ 사람을 먹으면 왜 안되는가/ 위대한 생각들/ 신비주의의 선각자들/ 만화 김대중 1,2/ 심리학, 성공의 비밀을 말하다/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임꺽정/ 운명의 날/ 지구온난화에 속지마라 

<빌린 책들> 

월든/ 외딴집/ 달/ 살인의 해석/ 도련님/ 부서진 사월/ 머스크 

<소설들> 

피아노 교사/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보이지 않는 도시들/ 트리스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고슴도치의 우아함/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 노마만리/ 火車 / 영화처럼

<인문 사회 논픽션 기타> 

작가의 집/ 몰락의 에티카/ 먼북소리/ 미식견문록/ 천개의 공감/ 미쳐야 미친다/ 책문/ 허드/ 시장을 창조한 기업들/ 넛지/ 포지셔닝/ 경제학 콘서트/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프레임/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 밖에서 본 한국사 

<근대의 풍경> 

돈가스의 탄생/ 투사하는 제국 투영하는 식민지/ 제국일본의 조선영화/ 근대라는 아포리아/ 일본의 이중권력/ 메이지유신/ 에로그로 넌센스/ 일본의 정체성/ 영화로 보는 태평양전쟁/ 전쟁국가 일본/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는가/ 소리가 만들어낸 근대의 풍경/ 일본영화와 내셔널리즘/ 조선영화/ 한국의 근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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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사회 논픽션> 10

딜리셔스 샌드위치/ 로쟈의 인문학서재/ 이기는 습관/ クロスイッチ/ 머리 좀 굴려보시죠/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물고기 마음/ 참 서툰 사람들/ 굿바이 게으름/ 일본의 서양문화 수용사

<픽션> 15

白夜行/ チ-ム バチスタの/ 허삼관 매혈기/ 모든것이 밝혀졌다/ 구월의 이틀/ 夜のピクニック/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공무도하/ 천사의 게임/ 내 심장을 쏴라/ 유령이 쓴 책/ 비밀의 요리책/ 슬럼독 밀리어네어/ 오스카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10번 교향곡 

<알라딘 서평단 인문> 6

고뇌의 원근법/ 뉴욕에서 온 남자 일본에서 온 여자/ 거꾸로 희망이다/ 지구위의 작업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10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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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사장의 머릿속
사이토 구니유키 지음, 천재정 옮김 / 더숲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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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컨설팅 경력을 통해 사장의 중요성,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사장이 회사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쓴 이 책은 제목과 목차만 읽어봐도 구미가 당기는 책이었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빈약해서 일반적인 이야기들과 설득력 없는 일화들로 채워져 있다.  

사장이 중요한 것이 어찌 중소기업만의 문제이랴. 대기업도 시스템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며, 사장 혹은 임원들은 '왜 저럴까?' 혹은 '어떻게 저 자리까지 올랐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운칠기삼이든 뭐든 그를 그 자리에 올라가게 한 원인은 분명히 있을 것이며, 아래사람은 그 원인을 분석하고 참고하면 되는 것.  

바보 사장을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 회사원은 많아도 스스로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장은 많지 않을 듯하다. 이 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유는 아마도 바로 이 점때문이 아닐까 한다.  

목차만 잘 읽어 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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